"왕의 시간에 갇혀"… 日변호사 등 '연호' 위헌소송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3.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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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아키히토왕의 연호)에서 5월부터 바뀌어…금융권 '컴퓨터시스템 오류' 긴장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일본이 30년 만에 새로운 왕을 맞는 가운데, 변호사 등이 '연호'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냈다. 연호는 연도 앞에 붙는 왕의 칭호로 공식문서, 신문기사를 비롯해 일본 실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올해 2019년은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 현재 왕의 연호) 31년이며 5월부터는 '○○ 1년'이 된다.

27일 일본변호사닷컴뉴스에 따르면 이날 변호사인 야마네 지로, 언론인 야자키 야스히사 등 3명은 왕에 따라 연호가 바뀌는 것이 시간의 연속성을 끊기 때문에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존엄'과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연호에 대한 위헌 소송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소송 제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어떤 일의 발생 연도를 알아도 새 연호가 쓰인 뒤에는 몇 년 전 일인지도 바로 알 수 없어 "시간에 대한 개념이 헷갈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 국민들은 '왕의 시간'에 갇혀 서기를 쓰는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인식도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세 사람은 일본의 상징인 왕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연호 사용에 필연성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30일 아키히토 왕이 물러나고 5월 1일 나루히토 왕자가 즉위하면서, 일본 정부는 새 연호를 무엇으로 정할지 고심 중이다. 금융권도 기존 연호가 등록된 컴퓨터 시스템을 수정해야 해 오류가 생기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새 연호는 다음 달 1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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