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장난감도 바꿨어요…포장 아니고 '언박싱'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25 14:46
글자크기

유튜브서 '장난감 언박싱' 열풍…'뜯는 재미' 강조한 장난감 속속 출시

/사진=LOL서프라이즈 SNS/사진=LOL서프라이즈 SNS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 전세계 10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참가했지만 유독 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 미국 대형 완구업체 MGA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L.O.L 서프라이즈!'를 구입하기 위한 대기줄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이 장난감 하나로만 40억달러(약 4조5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4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더버지와 복스(Vox)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언박싱(Unboxing)' 문화가 장난감 업계마저 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언박싱'에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L.O.L 서프라이즈'는 인형을 손에 넣기 까진 4번의 포장을 벗겨야 한다. 먼저 동그란 공 겉면을 감싸고 있는 비닐 포장지를 벗긴다. 플라스틱 공 표면에는 홈이 있는데 잘 살펴보면 인형에 걸칠 수 있는 악세사리가 있다. 또다른 포장지를 벗기면 또다른 악세사리를 찾을 수 있는 홈이 나온다. 플라스틱 구체를 열어도 인형은 보이지 않는다. 사탕 포장지와 비슷한 비닐을 또 벗겨내야 마침내 인형이 등장한다.



유튜브에는 'L.O.L 서프라이즈!' 언박싱 영상이 수천건 이상 올라와 있다. 이중 최다 조회수는 240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 3개월마다 한번씩 인형 라인업을 바꾼다.

또다른 업체 해즈브로도 우유팩 모양의 박스를 뜯고 그 안에 각종 상자와 낱개 포장된 인형을 뜯는 '로스트키티스'라는 장난감을 지난해 5월 출시했다.
/사진=로스트키티스 SNS/사진=로스트키티스 SNS
복스는 유튜브가 장난감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힘을 보여주는 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장난감 콘텐츠는 유튜브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이다. 유튜브 상위 100개 채널 중 20개는 장난감 관련 콘텐츠였고, 이중 가장 인기가 많은 8살 소년의 '라이언 토이스리뷰'는 지난 한해 2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언박싱 콘텐츠도 2010년이후 지난해까지 871% 증가했다. 구글스터디는 "언박식 영상의 마법은 우리 모두가 새로운 것을 접할 때 어린이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서치업체 커먼 센스 미디어에 따르면 미국내 8세이하 어린이는 하루에 평균 2시간19분씩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65%는 유튜브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 부모들의 81%는 자녀들이 유튜브를 시청하도록 허용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레고, MGA엔터테인먼트, 해즈브로, 마텔 등 대형 장난감 업체들도 직접 유튜브에 뛰어든다. 바비인형 채널은 구독자만 597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검찰청은 구글을 상대로 지난 1월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측은 유튜브에 난무하는 장난감 언박싱 영상들로 인해 "어린이들이 무분별하게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