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장단기 금리 역전됐다…'침체 공포'에 와르르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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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금리, 12년만에 역전…유로존 PMI, 21개월래 최저

[뉴욕마감] 장단기 금리 역전됐다…'침체 공포'에 와르르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경기침체'의 전조로 불리는 '장단기 금리역전'이 10여년만에 현실화되면서다.

◇美 장·단기금리, 12년만에 역전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60.19포인트(1.77%) 떨어진 2만5502.3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4.17포인트(1.90%) 하락한 2800.71을 기록했다. 은행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96.29포인트(2.50%) 급락한 7642.6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도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장중 2.42%까지 떨어지며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진 게 화근이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은 2007년 9월 금융위기 당시 이후 약 12년만에 처음이다.

장기채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긴 만큼 위험 부담이 커 단기채보다 수익률, 즉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뜻으로, 통상 '경기침체'의 징조로 여겨진다.

이번 경우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비둘기'(통화완화주의)적 행보가 장기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연준은 지난 20일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하고, 사실상의 '양적긴축'(TQ) 정책인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도 9월말 조기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유로존 PMI, 21개월래 최저

유럽에서도 암울한 소식이 들려오며 뉴욕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속보치는 51.3으로, 전월의 51.9에 비해 떨어졌다. 시장전망치 51.8을 밑도는 것으로, 21개월 만에 최저치다. PMI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들이 경기둔화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한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다. EU(유럽연합) 정상들은 영국 의회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제시한 제3차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를 5월22일까지 연기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달 12일까지만 연기하기로 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의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등을 조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날 최종 수사보고서를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에 제출했다는 소식도 정치적 불확실성 측면에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달러화는 강세였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5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66% 오른 96.5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일 대비 0.47% 상승한 온스당 1313.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떨어졌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1달러(1.68%) 내린 59.9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79센트(1.16%) 내린 67.0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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