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한국경제 이정표 '산업연관표'=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준년 산업연관표 작성결과'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산업연관표란 일정기간(1년) 동안 일정 지역 내에서 발생한 재화, 서비스 생산과 처분 내역을 기록한 통계표다. 각 산업 생산과 소비, 부가가치 창출간 관계를 간단한 숫자로 보여준다. 자동차 1대가 더 팔렸을 때 타이어와 엔진 등 관련 상품이 얼마나 더 생산되는지 알려주는 통계표다.
산업연관표는 한 산업이 상품판매로 얼마나 돈을 버는지도 추적한다. 자동차 1대를 판매하면 부품대금을 지불하고 남는 잉여금액은 근로자 임금과 영업이익으로 분배된다. 임금과 영업이익 등 경제주체가 얻는 소득을 부가가치라 한다. 특정 산업에서 1단위 상품을 판매했을 때 부가가치가 얼마나 경제 전체에 발생하는지를 표현한 것이 부가가치 유발계수다.
자료=한국은행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생산유발계수가 낮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상품 중 생산유발계수는 건설이 1.997로 가장 높았다. 공산품(1.952)과 광산품(1.836)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력·가스·수도는 1.503으로 가장 낮았다. 서비스는 1.673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소득을 더 많이 올릴 수 있지만 경제전체 생산증가를 불러오는 효과는 약하다는 뜻이다. 서비스에 가용자원을 집중하는 경우 총산출액(중간재와 최종재 생산을 더한 값)이 줄어들 수 있다. 산출액 감소는 나라 전체의 일거리(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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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이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낮지만 생산과정에서 중간재 등 재료를 많이 사용해 다른 산업의 부가가치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며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높다고 해서 서비스업이 중요하고 다른 산업이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소득을 높이는 데는 서비스업이 좋지만 파급력이 큰 산업은 제조업"이라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은행
생산유발효과가 높은 제조업의 장점을 살리면서 부가가치가 낮다는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는 문제도 오랫동안 지적돼온 과제다.
주요국과 비교해봐도 유사한 결론이 나온다. 서비스산출비중이 높은 미국과 영국은 생산유발계수가 각각 1.631, 1.607로 한국(1.813)보다 낮다. 반면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929(미국), 0.844(영국)으로 높다.
자료=한국은행
제조업 강국 일본·독일 모델을 따르더라도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비스산출비중도 일본(57.2%)과 독일(57.3%)이 한국(44.9%)에 비해 높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제조업이 없다면 서비스업만으로 과연 성장을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제조업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서비스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