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 연기 결의안을 찬성 412, 반대 202로 가결했다. 당초 이달 29일이었던 브렉시트 예정일을 6월30일 이후로 미룬다는 게 결의안의 내용이다.
브렉시트가 임박한 상황에서 영국 의회가 시한 연기를 전격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일단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런던 하원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뉴스1
정부는 충격 최소화를 위해 한·EU FTA를 대체할 한·영 FTA의 조기 체결을 목표로 영국 측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 가장 좋은 안은 브렉시트 직후 협상을 타결·비준하고 즉각 발효하는 것이었지만 이달 29일로 시한이 못박힌 상황에서는 시간이 촉박했다. 영국의 이번 브렉시트 연장 결정으로 우리 정부는 3개월 이상 대응할 시간을 더 벌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두 차례나 영국 하원의 합의안 승인이 무산된 만큼 조만간 3차 투표를 포함, 6월말까지 합의안이 통과될수 있을지 전망이 밝지 않다. EU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새 합의안 마련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더라도 이를 EU가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살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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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브렉시트 시한이 연기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벌었지만, 2020년말까지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남도록 한 합의안이 승인되는 게 더 좋은 시나리오"라며 "영국 측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적기에 한·영 FTA를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