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구멍' 낸 삼성…"예쁘게 뚫어야 한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19.03.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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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 브리핑…구멍없는 디스플레이 개발 목표

14일 삼성전자 태평로 기자실에서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갤럭시S10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14일 삼성전자 태평로 기자실에서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갤럭시S10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화질 손상 없이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어라." 지난해 삼성전자 모바일 디스플레이 개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스마트폰 베젤을 완전히 없애려면 전면 카메라나 센서를 디스플레이 속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화질 손상 없이 아몰레드(AMOLED) 화면에 구멍을 뚫는다는 건 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녔다. 카메라 성능에도 영향을 줘선 안된다. 반대로 디스플레이 전체 디자인이 예뻐야 했다.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10주년 기념폰 '갤럭시 S10(갤S10)'에 탑재된 '인피니티 O(오)' 디스플레이는 이렇게 탄생했다. 인피니티 O는 구멍(홀) 뚫린 디스플레이다. 14일 삼성전자 태평로 기자실에서 진행된 갤S10 설명회에서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인피니티 O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 카메라를 베젤(테두리)에서 디스플레이 속으로 옮긴 것"이라며 이같은 개발 스토리를 전했다.



양 상무는 "스마트폰 전면에는 다양한 센서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모든 것을 디스플레이 안에 넣을 수 있을 지가 개발자들의 가장 큰 숙제였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팀은 정교한 레이저 기술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에 작고 섬세한 구멍을 내고 카메라를 안에 넣을 수 있었다. 개발팀은 이 과정에서 구멍 주변의 아몰레드 픽셀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습기에 영향을 받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특성을 고려해 한 단계 발전된 투습 방지 기술도 접목했다.

양 상무는 "심미적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는 건 가장자리에서 멀어질수록 안정적인데, 그렇게 만들면 예쁘지 않기 때문에 구멍 위치가 중요했다"며 "개발자 사이에서도 가능성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고, 마지막까지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오른쪽 상단이다. 양 상무는 "카메라 배열과 제품 디자인, 사용성 등 전체적인 사항을 고려한 결과, 갤럭시S10에서는 오른쪽 위가 최고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갤S10 디스플레이 개발과정에서 또 하나의 주력 포인트는 인간 친화적 디스플레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를 디스플레이로 재현하면서도 눈에 해로운 파장을 최소화해 장시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다. 블루라이트 양을 줄여주는 갤S10의 다이내믹 디스플레이 기술은 독일 튜브 라인란드로부터 편안한 디스플레이 인증을 받았다. 양 상무는 “단순히 파란색을 빼서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갤S10에 적용한 블루 라이트 차단 기술은 완전히 다르다”고 소개했다.

블루라이트를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유기물을 다른 것을 사용했고, 이를 통해 색감 변화 없이 블루라이트를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블루라이트를 줄인 이후 다시 색을 다시 맞추는 작업도 쉽진 않았다. 사용자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색으로 찾기 위해 1차로 8개국 200명의 색상 선호도를 조사했고, 2차로 10개국으로 넓혀 총 2000명에 가까운 사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했다는 후문이다. 양 상무는 “궁극적으로는 구멍이 없는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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