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프로톤 자동차 'SAGA 1985'/사진=김성휘
마하티르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과 앞서 '포니'에 대해 대화한 걸 공개했다. 이어 "한국에 비하면 우리는 조금 더 분발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박물관 초입엔 시대별 변천을 보여주는 자동차 3대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그중 가운데는 말레이시아 자동차회사 프로톤의 첫 모델 '사가'(SAGA 1985)다. 말레이시아가 처음 자국서 생산한 것이다. 한국인에겐 낯설면서도 어딘지 낯익다. 초창기 현대차처럼 일본 미쓰비시와 제휴한 제품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마하티르 총리의 꿈은 원대했으나 프로톤의 모델들은 포니가 되지 못했다. 포니가 쏘나타 그랜저 등 스테디셀러로 이어지고 현대차가 세계적 기업이 된 반면, 프로톤은 그 대열에 들어서지 못했다. 결국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되기에 이른다. 다만 말레이시아 자국시장에선 존재감이 여전하고 기술개방 등 다양한 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영국 등지에 수출도 한다.
【푸트라자야(말레이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푸트라자야 총리실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와 사전환담에 앞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2019.03.13. [email protected]
마하티르 총리는 2018년 다시 집권, 국가자동차정책을 추진 중이다. 프로톤을 세울 때와 같은 꿈을 버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1980년대와 비교할 수 없게 달라졌다. 동력원은 석유에서 전기로, 다시 수소로 급속히 옮겨간다. IT를 접목하는 것을 넘어 자율주행이 가능한 AI차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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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환기에 한-말레이시아가 협력을 모색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근에는 ‘국가자동차정책’을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며 "양국 간 전기차 공동연구도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의 국가 자동차정책과 한국의 우수한 전기차 및 배터리 기술력이 결합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과 접목하겠다는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은, 198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우자는 데서 출발한 개념이다. 특히 배우고자 한 것이 제조업이다. 이런 역사와 가장 부합하는 협력 분야가 자동차다.
말레이시아 자동차업체 프로톤 엠블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