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2300조원...사모펀드, M&A활동반경 넓힌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13 14:42
글자크기

사모펀드, 11년새 현금 보유 2배 증가하며 대형 인수전에 뛰어들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사모펀드가 전세계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조달러(약 2300조원)에 달하는 현금 실탄을 들고 대형 매물에 속속 배팅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 사모펀드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아직 집행하지 않은 자금(dry powder)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2조달러(약 2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조달러와 비교해 2배 늘어난 수치다.



전세계 사모펀드들은 돈다발을 풀며 대형 매물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본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내놓은 스킨헬스 사업 인수전에도 수많은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어드벤트 인터내셔널, 신벤, 싱가포르투자청(GIC), KKR, 스웨덴 재벌 발렌베리 가문의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비롯해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 소비재기업 유니레버 등이 인수후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역시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블랙스톤, CVC 등도 네슬레의 스켄헬스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의 스킨헬스 사업 매각가는 사모펀드가 대거 경쟁에 가세하면서 80억~100억달러(약 9조~11조33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올해 유럽에서 가장 큰 M&A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블랙스톤은 지난달 헬먼프리드먼의 온라인 광고 및 마켓플레이스인 스카우트24를 55억달러(약 6조23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해엔 톰슨로이터의 금융정보 사업을 170억달러(약 19조260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도 했다. KKR은 지난해 유니레버의 마가린 사업부를 80억달러(약 9조원) 규모에 인수를 마치기도 했다.

WSJ는 사모펀드들이 M&A 대물 사냥에 뛰어드는 상황이 매각을 원하는 업체에겐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분석했다. 네슬레의 스킨헬스 사업 같은 경우, 유니레버나 로레알은 사업을 쪼개서 개별적으로 사고 싶어 하지만 사모펀드는 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하길 원한다. 네슬레 입장에선 골칫덩이 사업을 빠르게 매각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게다가 사모펀드에 매각하면 각국 당국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발생한 전세계 M&A에서 사모펀드는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WSJ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에게 사업 매각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