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인상' 車 vs 카드…현대차, 계약 해지 강수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3.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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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현대·기아차, 5개 카드사에 계약해지 통보..."수수료율 인상 근거 없어"

현대·기아자동차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5개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강수를 뒀다. 카드업계가 요구한 높은 수수료율을 수용하면서까지 계약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현대차, '불통 카드사' 5곳과 가맹 계약 해지=
현대·기아자동차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10일, 기아차 (112,700원 ▼2,000 -1.74%)는 오는 11일부로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신용카드업계는 1월 말 현대·기아차에 3월1일부터 1.8%대인 카드수수료율을 1.9%대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두 차례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하고,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을 계속하자고 요청했다.

현대차는 인상된 수수료율 적용을 유예하고,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한 뒤 이를 소급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는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했고, 현대·기아차는 5개 카드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계약 해지 결정은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 중인 다른 자동차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할 경우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244,000원 ▼3,000 -1.21%)는 "일부 카드사들이 인상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자료와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했다"며 "계약 해지 후라도 카드사들이 요청할 경우 수수료율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제안을 수용한 △BC카드 △NH농협카드 △현대카드 △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아차도 BC카드, NH농협카드, 현대카드와 협상을 진행한다.


◇車 업계, 조달금리 하락…"카드 수수료율 인상 근거 없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상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카드사의 적격비용에 따라 산정된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 등 비용 △일반관리비용으로 이뤄진다.

현대·기아차는 "신한카드의 3년 평균 조달 금리는 4.29%(2012~2014년)에서 2.80%로 1.49%포인트 감소했다"며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삼성 등 주요 카드사의 연체비율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케팅 비용도 마찬가지"라며 "카드사와 자동차사의 제휴 마케팅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고,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자동차사의 매출 증대에 기여한다는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카드사의 마케팅 때문에 선택 차종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바꾸는 사례를 들어본 적 없다"면서 "카드 수수료율 인상이 고스란히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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