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미국산 농축산물 관세 즉시 없애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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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유예 대가…자신의 지지층인 미 중부 농부 배려한 듯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 “내키지는 않지만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라고 말해 협상시한으로 정한 3월 1일을 다소 연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 “내키지는 않지만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라고 말해 협상시한으로 정한 3월 1일을 다소 연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모든 관세를 즉시 철폐하도록 요구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 관세를 없애는 것은) 우리 농부들과 내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2000억달러(약 247조28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기로 한 결정을 유예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트럼프 행정부가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대두와 쇠고기 등 동등한 규모의 미국산 농축산물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측에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철폐를 먼저 요구한 이유는 자신의 지지층인 미 중부 농업 종사자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봄 농사철을 앞둔 미 농부들은 농산물 가격이 올라야 작물 선정이나 대출 등에서 유리한데, 이는 전적으로 중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 미국에게 둘째로 큰 농축산물 수출 시장인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17년 중국에 대한 미국의 농축산물 수출은 200억달러(약 22조4800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대두가 12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간 합의문 성격의 양해각서(MOU) 초안을 작성했다. 초안은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등 6개 분야로 작성됐으며, 특히 중국이 매년 대두,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 300억달러어치를 비롯해 총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수입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이달 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최종 담판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비관론은 여전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지난달 고위급 무역 협상을 끝내고 "결과를 예측하기 아직 이르다. 갈 길이 멀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에 팩스와 전화통화로 논평을 위해 문의했지만, 업무시간이 지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현재 진행 중인 무역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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