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6: 2' 한국당, 묘한 득표율…'신보라'와 '김준교' 사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9.02.28 11:51
글자크기

[the300]전당대회 득표율에 중도-극우 상당, 민심-당심 차이도…'황교안표 통합' 주목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2 : 6 : 2'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당심은 당내 통합이라는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황교안 신임 대표가 당 선거인단 투표에서 60%에 가까운 득표를 했지만 오세훈 후보(22.9%)와 김진태 후보(21.8%)가 각각 20% 이상 당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황 대표의 대세론이 초반부터 줄곧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중도보수, 보수개혁을 표방한 오 후보나 선명한 우파를 내세운 김 후보를 지지한 당원이 40%를 넘는다는 소리다.

소위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당내 극우 성향 세력들의 존재도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태 후보를 지지한 21.8%뿐만 아니라 막말, 극우논란을 일으켰던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의 득표율 26.7%가 그것이다. 김준교 후보는 당 안팎에서 쏟아졌던 비난에도 불구하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 4명 중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8명이 출사표를 던진 최고위원 선거전에서는 김진태 후보와 함께 5.18 망언 논란에 휩싸인 김순례 후보가 3위(당 선거인단 득표율 13.1%)를 차지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물론 그렇다고 당내 태극기부대에 동조하는 세력이 20% 이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전체 투표율이 25% 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진태 후보 지지층 등이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득표율에 이들의 지지가 결과적으로 더 많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만큼 황 대표가 앞으로 당내 통합에서 어떤 전략을 펼지 관심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혁과 중도 확장을 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오세훈 후보 지지층은 물론 청년 최고위원에 당선된 신보라 의원의 선전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당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득표율은 40%로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여유 있게 낙승했다. 30대인 신 의원은 유일한 '아기엄마' 국회의원으로 여성과 청년을 대변한다. 그만큼 젊고 새로운 당의 색깔을 바라는 요구가 많다는 의미다.

당심과 민심의 격차도 황 대표의 고민거리다. 오세훈 후보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50.2%를 얻어 황 대표(37.7%)를 비교적 큰 차이로 눌렀다. 민심은 한국당에 좀더 포용적인 자세를 주문한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취임 후 첫 메시지로 통합을 꺼냈다. 그러나 28일 아침 처음으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급한 게 미래를 살리는 일"이라며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돼 달려가기 바쁘고 할 일이 많다"고만 답했다. 미래에 방점을 찍고 당내 서로 다른 이견들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황 대표가 보여줄 구체적인 통합 노력에 시선이 쏠린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