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설…' 식품업계가 B2B시장 노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0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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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단체급식 등 체계적 관리·선진화 수요 多…성장가능성 높아

'합병·증설…' 식품업계가 B2B시장 노리는 이유


대형 식품업체들이 B2B(기업간거래)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등 B2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체나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의 단체급식에 식자재와 가공식품 등을 납품하는 B2B 시장은 아직 완전한 산업화가 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상은 오는 5월 1일 식자재유통 계열사인 대상베스트코를 흡수합병한다. B2B 식품 제조와 식자재유통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대상은 가공식품 등을 제조해 외식업체, 급식업체 등에 납품하는 B2B 사업을 영위한다. 대상의 B2B 사업 연매출은 52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17% 수준이다. 대상베스트코는 식자재 마트 운영과 외식, 급식업체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이 주력으로 연간 48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대상은 이번 합병으로 국내외 소싱을 통해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B2B 거래처 대상 영업력을 강화해 병원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 거래처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내 현재 2배인 매출 2조원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대상 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 식품 제조와 식자재 유통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체급식 및 식자재유통 전문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761억원을 들여 스마트푸드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푸드센터는 연간 최대 3만1000톤의 식품 완제품 및 반조리 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식품 제조설비다. 아울러 HMR(간편식) 등 제품 제조와 급식업체, 외식업체에 공급되는 식자재를 통합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제조와 식자재 유통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한다.



신세계푸드도 제조라인 증설에 500여억원을 투자하는 등 식품 제조역량을 확대한다. 아울러 전처리된 식자재, 반조리 식품 등 '센트럴키친' 제품을 외식업체, 급식업체에 납품하는 비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센트럴키친 제품은 470여종에 달하며 400여개 급식사업장 가운데 65%가 센트럴키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제품군과 적용 사업장은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식품업계가 B2B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것은 상대적으로 아직 산업화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비기업형 외식업체가 여전히 많은데다 신규 프랜차이즈, 단체 급식 등에서 체계화된 식자재 관리, 공급 수요도 많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B2B 시장은 다수의 영세, 중소 유통업체가 지역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형 식품업체의 경우 대규모 식자재 관리로 원가 경쟁력이 있는데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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