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낸 KT&G…올해도 전자담배·수출만 믿는다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2.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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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담배 수출 회복 속도,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확보…주가 상승 속도 결정할 것"

'깜짝실적' 낸 KT&G…올해도 전자담배·수출만 믿는다


KT&G (92,100원 ▲1,200 +1.32%)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그동안 주춤했던 주가가 오름세다. 전자담배 시장에 경쟁사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상황에서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확보와 담배 수출 회복 속도가 주가 상승의 폭을 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22일 KT&G는 전일대비 1000원(0.99%) 오른 10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12만3064주를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만9313주, 7만3200주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4분기 KT&G는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058억원, 27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5.5%, 22% 늘어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사 수출 담배의 부진에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터키, 이란, 러시아 현지 법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주가의 방향은 담배 수출 개선 속도와 폭, 전자담배 시장에서의 성과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 악화, 주가 하락의 원인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출 급감이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환율 상승과 담배 소비세 인상, 소비 감소 등으로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중동향 수출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중동 시장의 담배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데 이견은 적다. 핵심은 반등 속도다. 백 연구원은 "중동 유통업체인 알로코자이가 보유 재고 소진에 따라 올해 1분기 구매를 재개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동 수출 여건의 정상화에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지난해 감소폭 대비 올해 회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담배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오는 6월 미국에서 인기를 끈 전자담배 쥴(JUUL)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의 전자담배 기기 '죠즈'도 한국 법인을 설립을 앞두고 있다.

시장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쥴의 경우 니코틴 함유량은 3~5%인데, 한국에서 출시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기준에 따라 2% 이하로 낮춰야 한다. 조미진·임수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적 기준에 의해 낮은 니코틴 함유량의 한국 출시 제품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기존의 맛과 다를 수 있다"며 "과거 액상형 타입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세종·구현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전자담배 점유율은 이미 1~2월 기준 30%를 넘어섰다"며 "국내에 쥴 출시 우려 해소, 릴 수출이 본격화될 하반기부터는 빠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일반궐련시장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 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담배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 쥴 등 신규타입 담배 진입 등을 감안할 때 일반권련시장 축소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이에대한 리스크가 주가에 선반영됐지만, 단기 주가 흐름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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