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때문에 안 되겠다… 닛산·혼다 "차 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2.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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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2022년까지 스윈던 자동차 공장 폐쇄…3500명분 일자리 감소할 듯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닛산에 이어 혼다도 영국에서 자동차 공장을 철수한다. 혼다는 공식 입장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외신 분석들이 잇따랐다.

지난 18일 BBC 등에 따르면 혼다는 오는 2022년까지 영국 스윈던에 위치한 공장을 폐쇄한다. 35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1989년 설립됐으며 차량 모델 '시빅(Civic)' 등 지난해 미국과 EU로 수출되는 차량의 90%(16만대)를 생산했다.



혼다는 이같은 계획에 대한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영국 여당인 보수당의 저스틴 톰린슨 의원은 "혼다 측은 이번 결정이 브렉시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를 감안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며 "혼다는 2021년까지 유럽 내 판매되는 차량의 생산을 모두 일본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내 자동차 및 디젤 차량의 판매 감소도 생산시설 조정에 고려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내 혼다 공장은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한 해 약 23만대의 차량을 생산했었다.



하지만 톰린슨 의원의 설명과는 달리 최근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날 가디언은 "혼다가 1985년 영국 공장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EU 내 공장을 둬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부과되는 10%의 관세를 피하기 위함이었다"며 "일본과 EU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을 진행중이지만 10%의 관세는 (일시에 사라지는 게 아닌)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의 공장 철수가 공식화되면 영국 정부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국내 투자 및 일자리를 줄였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닛산 자동차도 영국 선더랜드 지역에서 신모델 차량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전면 취소하면서 무질서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가중 때문이라 밝혔다.

닛산은 지난 2016년 6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4개월 뒤에 신모델 생산 계획을 밝혔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주요 제조업체들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닛산의 올 초 계획 철회 선언은 영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밖에 토요타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도 최근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포드도 영국 정부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외신은 포드 역시 생산시설을 영국 밖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포드는 이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다.

한편 CNBC는 영국 자동차업계를 인용해 지난해 영국 차산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신차 생산량은 9.1% 줄어들어든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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