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등 해외에서 수억 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S.E.S 출신 방송인 슈(유수영, 37세)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외 상습 도박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눈가를 만지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슈에 대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2019.2.18/사진=뉴스1
재판부는 "상습도박을 하며 부족한 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나 일반 대중 및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연예인으로서의 영향력은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이에 따라 슈의 죄는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유죄결론을 냈다.
슈는 유죄를 인정받았지만 LG 선수들은 혹시라도 누군가 '도박죄'로 고발하더라도 기소되거나 유죄로 선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의 경우, 일반인보다 다소 큰 금액을 걸고 도박을 했더라도 일시적인 오락으로 한 경우에는 도박죄 처벌은 안 될 수 있다. 다만 수 차례 원정 도박을 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상습 도박'으로 처벌받는다.
징역 8개월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가수 신정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3년과 2005년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 500만원과 70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았음에도 다시 2010년 해외 도박을 했다. 이 점이 도박 중독으로 인정돼 징역 실형이라는 이례적으로 엄한 벌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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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죄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재판부의 판단이 엇갈리기 일쑤다. 음식값 7만2000원을 누가 낼지 결정하기 위해 회당 1000~2000원을 걸고 '훌라'라는 카드게임을 한 혐의로 기소된 손님들이 1심에선 벌금 50만원을, 2심과 대법원에선 무죄가 나오기도 한다.
박의준 변호사(법률스타트업 머니백 대표)는 "도박죄 처벌은 시간과 장소, 도박으로 인한 이득의 용도, 함께 한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며 "사교활동으로 일시적인 카드게임, 고스톱 등은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지노에서 소위 '꽁지돈'이라고 불리는 도박자금은 법적으론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不法原因給與)'로 보기 때문이다. 불법원인급여는 도박자금, 불륜의 대가로 지급된 돈 등 불법적인 대가로 제공하는 금전으로 양 당사자가 불법임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경우를 말한다.
슈 사건에서도 도박자금을 빌려줬던 이들도 함께 유죄가 선고됐다. 불법 환전을 해준 업자들은 각각 징역 1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자금을 빌려줬다가 슈를 '사기죄'로 고소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게 했던 윤모씨도 오히려 도박 방조죄로 벌금 500만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만약 도박자금으로 쓰였어도 빌려준 측이 그 사실을 몰랐으면 돌려받을 수 있다. 민법 746조 단서 조항에 불법원인이 수익자(빌려 간 측)에게만 있는 경우에는 그 반환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대여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절차가 간단하고 저렴한 '지급명령신청'을 통해서도 소송없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