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9곳의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이날 오후 채권단 회의를 열어 출자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사유도 해소해야 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말 자산총계 2조7101억원, 부채총계 3조4523억원을 기록했으며 완전 자본잠식으로 인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관련 자산 등 모든 권리를 필리핀 현지 은행들에게 넘겼다.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도 수빅조선소를 청산한 뒤 채권단에 넘기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필리핀 채권단이 수빅조선소 매각으로 일정 부분의 채무를 회수할 수 있어 앞으로 갖게 될 한진중공업 본사 지분 규모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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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대규모 부채가 자본금으로 전환돼 한진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출자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지분율이 희석되면 한진중공업의 지배구조 변화도 불가피하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는 한진중공업홀딩스로 3285만8000주(30.98%)를 보유하고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0.5%(52만9000주)를 갖고 있다. 조 회장은 보유한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1373만주, 46.5%)를 통해 한진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국내·외 채권단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한진중공업홀딩스 등 기존 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로 인해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해 경영 일선 후퇴는 기정사실이다.
다만 조 회장이 한진중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채권단의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