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2차 핵담판'…남·북·미 협상가 면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9.02.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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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3. 험난했던 文프로세스-③'비건-김혁철' 의제 조율...韓촉진·중재 역할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정상회담에서 '패러다임 체인지'에 합의했던 북미 정상은 2차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선언'에 나선다. 선언이 비핵화와 평화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제시한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그 후(post)이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문재인 프로세스'의 성과를 짚고, 회담 결과를 전망해 '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를 제시한다.

27~28일 열리는 제2차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8개월 전 싱가포르 센토사 회담과는 협상의 틀과 협상가의 면면 모두 적잖은 차이가 있다.

2차 회담 준비 과정에선 북미 채널 외에 한미·남북미 협의체의 역할이 도드라졌다. 북미는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보상을 조율하는 실무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1차 회담의 경우 북미 정상의 첫 만남과 '비핵화-평화' 원칙 합의라는 상징성과 의미가 컸다. 이와 달리 2차 회담에선 남·북·미 모두 구체적·실질적 진전과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다. 한미 공조와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강화되고 북미 협상 전문가가 전면에 나선 배경이다.

2차 회담 성사의 가장 큰 주역은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비핵화(김정은)와 상응조치(트럼프)를 매개로 한 수차례의 친서 교환 등을 통해 역사적인 2차 회담 테이블을 마련했다.



북미 고위급 대화는 1차와 마찬가지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맡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7월과 10월 방북했고,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하노이 '2차 핵담판'…남·북·미 협상가 면면


반면, 북미 모두 실무협상 대표를 바꿨다. 지난해 싱가포르 합의문을 조율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빠지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테이블에 앉았다. 김 대미대표는 외무성 전략국 출신의 핵·군축 전문가다. 비건 대북대표는 정부와 의회, 민간기업 등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협상 경험을 쌓은 합리적 협상가로 통한다.

정상회담의 또 다른 축인 의전 협상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 라인이 맡았다. 지난해엔 김 부장과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카운터파트로 의전과 경호 등을 협의했다.


우리 정부와 당국자들도 활발히 움직였다. 북미 협상의 '촉진자·중재자'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공조와 협상 전략 조율에 나선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적극 조력에 나섰다.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비핵화 실무협상의 완충자로서 한미·남북미 의견 조율을 맡았다.

2차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의 독대 후 예상되는 확대정상회의 배석자 면면도 관심거리다. 1차 회담 당시 북측에선 김 위원장과 함께 김영철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이번 2차 회담 때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 폼페이오 장관,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테이블에 앉았다. 2차 회담에선 퇴임한 켈리 전 비서실장 대신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이 배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볼튼 보좌관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간다.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 과정에서 매파의 입지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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