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은 '현재 진행중'... 그래서 목소리 낸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02.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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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라이 백’ 출간한 박창진 대한한공직원연대 지부장…“조씨 일가 전문경영인 자격 갖췄는지 의문”

'플라이 백' 출간한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사진제공=메디치미디어<br>
'플라이 백' 출간한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사진제공=메디치미디어


“‘땅콩 회항’ 사건을 겪으면서 제 삶은 충실한 애완견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조현아씨가 폭행을 저지르는 그 순간에도 죄송하다고 연발했으니까요. 한 인간의 존엄성, 노동자로서의 권리에 대한 제 이야기가 작은 알림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끝날 줄 알았던 ‘땅콩 회항’ 사건은 아직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진행 중인지도 모른다.



박창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12일 ‘플라이 백’(FLY BACK)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사회가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책은 1996년 대한항공 입사부터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직원연대노조를 출범시킨 뒤 초대 지부장을 맡았다.



그는 회사에 복귀했지만 대한항공 오너 일가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지부장은 “복직은 했지만 회사 현관문을 열 때마다 지옥문을 여는 심정이었다”며 “노조를 와해시키고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회사의 압박은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지부장은 또 회사와 일반 노조의 회유로 직원연대 노조원 숫자가 당초 500여 명에서 300여 명으로 줄어든 것을 예로 들며 “재벌 일가가 전문경영인 자격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또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간신배들 얘기만 듣는 것이 대한항공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입사 4년 차 승무원이 단 한 차례도 휴가를 가지 못했으며 휴가 관련 문의를 하다 “비행 가서 놀면서 무슨 휴가를 또 가느냐”는 답변을 들었다는 사례까지 털어놨다. 그는 “이런 것이 조씨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박 지부장은 “회사가 노노 갈등까지 조장하고 있지만, 휘말리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땅콩 회항’은 지난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멈춘 뒤 박창진 지부장(당시 객실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건이다.

당시 조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박 지부장은 휴직 후 2016년 5월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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