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과소배당 지적을 받아 온 현대그린푸드나 삼양식품 등이 선제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에 반기를 들 수 있었던 것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50%가 넘어 표 대결을 진행한다 해도 대주주가 질 가능성이 없고 배당을 늘릴 경우 대주주 이익이 늘어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어서다.
실제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한다면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을 늘려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 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 확대보다는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경영 방향도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사업 확대, 설비 투자에 집중하기 보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논란이 있은 2013년~2014년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5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가 지속되며 매출 1조1000억원~1조2000억원 사이로 정체 상황이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분유 매출마저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87% 감소하는 등 실적이 되려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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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인사인 이정인 대표를 선임해 변화를 꾀했다. 회계사 출신인 이 대표는 조직 개편, 신제품 출시, 적극적인 해외 사업 등을 추진하며 남양유업 쇄신을 주도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사유였지만 남양유업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남양유업 내부 출신인 이광범 대표이사가 대행을 맡고 있으며 이번 주주총회 이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