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히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사업가적 기질을 이어받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70년대초 이 선대 회장은 일본 출장을 다녀올 때면 '여사장학' 등 경영 관련 수십 권의 도서를 가져다주고 공장 현장에도 데리고 다녔다. '여자도 집안 살림이 안정되면 사회활동에도 참여하고 운동(골프)도 해야 한다'라는 부친의 권유로 1962년부터 골프를 즐겼다. 이 선대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인희가) 사내로 태어났다면 그룹을 맡겼을 큰 재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고문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사명을 순우리말인 '한솔'로 바꾸고 투자를 통해 종합제지기업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고 한솔홈데코,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테크닉스, 한솔EME 등 다수의 계열회사를 설립해 국내 주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손주들도 경영에 참여하며 3세 경영에 진입했다.
이 고문은 문화예술에도 관심이 컸던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전통문화 계승과 문화 예술계 후원을 위해 1995년 한솔문화재단을 설립했고, 2013년에는 '뮤지엄 산'(Museum SAN)을 건립했다. 2000년에는 모친인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여성 전문 장학재단 두을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해 여성 인재 발굴에도 힘썼다.
특히 '뮤지엄 산'은 이 고문 필생의 역작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2005년부터 8년에 걸쳐 지었다. 세계적인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돼 개관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뮤지엄 산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서도 '다른 곳에는 없는 꿈 같은 뮤지엄'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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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큰 공을 세우셨다"면서 "우리나라 여성 경영인들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고 여성인재 육성에도 발자취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삼성가의 맏이로 범삼성가 모임을 주도하는 등 가족 간 화합을 위해서도 노력을 했다. 2012년 삼성가의 소송이 벌어졌을 당시에는 "분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가족 간 불화를 막는데 힘썼다. 법원 판결 직후에는 "이번 판결로 집안이 화목해지기를 바란다"며 화해와 화합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