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공식 출범과 함께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제정했다. 새로운 규범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5개 소위원회를 두는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대표이사 회장,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 업무를 모두 담당하게 된다.
다만 손 회장은 임추위에서 배제됐다. 이사회 관계자는 "처음 지주사 출범 준비 당시에는 임추위에 대표이사 회장이 참여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최근 이사회 논의를 거치면서 회장이 빠지는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하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만 참여한다.
이에 따라 KB·하나·신한금융도 지난해 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했으며, KB·하나금융은 회장 추천 담당 소위에서도 빠졌다.
우리금융 임원들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경훈·최동훈 부사장과 이석태 상무는 지주사 출범 준비를 위해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내정됐는데, 1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우리은행 임원들이 최초 임기 2년을 부여받은 뒤 1년 단위 연임하는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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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손 회장의 임기가 오는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1년을 부여받은 영향이다. "회장보다 부사장·상무 임기가 더 길 수는 없다"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앞서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신설 지주사 회장을 내정하면서 '2020년 3월까지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고 이후 분리한다'는 목표 아래 손 회장에게 1년 임기를 부여했다.
다만 우리금융의 이 같은 상황은 현 경영진의 입지를 제한해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과점주주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정부가 단일 최대주주로서 건재해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회장의 주인행세'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임기도 고작 1년인 현 경영진으로선 운신의 폭이 좁다"면서 "장기적인 그룹 발전의 초석을 놓아야 할 책무를 고려하면 놓인 환경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