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줄줄이 가격인상… 원가압박 소비자에 전가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9.01.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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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 전문의약품 경쟁력 확보는 뒷전

왼쪽부터 동화약품 후시딘, 동국제약 마데카솔, 광동제약 광동쌍화탕왼쪽부터 동화약품 후시딘, 동국제약 마데카솔, 광동제약 광동쌍화탕


제약사들이 일반 의약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원재료 가격 등 원가 상승 때문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다음달 중순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케어 공급 가격을 10% 인상하기로 했다. 마데카솔 가격이 오르기는 2015년 11월 이후 4년만이다.



가격 인상 대상은 마데카솔케어로서 마데카솔분말, 복합마데카솔, 마데카솔연고, 마데카습윤밴드 등은 제외됐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물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다른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가격 인상 결정에 앞서 동화약품은 최근 경쟁 제품인 후시딘 공급가격을 용량별로 11~15% 인상했다. 연고 뿐 아니다. 광동제약은 광동쌍화탕 공급가격을 15%, 광동우황청심원은 우황 및 사향 함유량에 따라 12~20% 인상했다.



업계는 하나같이 원재료비 인상 요인을 든다. 그러면서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의 핵심 공급원인 중국을 지목한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인건비와 설비투자 비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법과 대기오염방지법을 개정하면서 분야별 환경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반한 업체에 강력한 행정조치를 단행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에만 177만여 업체를 실사해 2만개 공장 문을 닫게 하게 19만개 공장에는 42억5000만위안(약 7050억원) 벌금을 부과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원재료가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원료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은 그러나 제약업계 내에서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올린 곳들은 주로 일반의약품 매출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로 자체 비용 증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대형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몰입하는 이유다.

동화약품만 하더라도 2017년 연구개발비로 쓴 돈이 141억원으로 매출액의 6%에 불과했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10%를 웃도는 대형 제약사들과 대조적이다. 임상 파이프라인도 6개로 보통 20~30개인 보통의 제약사들에 밀린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며 "전문의약품 개발이 뒷전인 제약사는 경쟁에서 도태되고 생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일반의약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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