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과 다른 한진 경영권 공략법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1.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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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지분매입 및 요구사항, 조만간 시장에 공개할 듯

KCGI, 한진칼과 다른 한진 경영권 공략법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이르면 이번 주 한진칼 (63,200원 ▲500 +0.80%)의 물류 자회사 (주)한진 (21,100원 ▲50 +0.24%)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시장에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배구조와 경영의사 결정구조 개선, 재무 유동성 확보 등이 내용이다. KCGI는 앞서 한진칼 지분인수 배경을 밝혔지만 한진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KCGI, 한진 요구사항 조만간 시장에 공개할 듯



14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KCGI가 이르면 이번 주 한진 지분확보 배경 및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안다"며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달리 한진은 사업회사라 세부적인 제안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KCGI는 한진의 지배구조도 들여다보고 있으나 한진칼과 달리 지배구조 보다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주주제안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석태수 대표를 비롯해 조현덕·김종준·윤종호 사외이사 등 등기임원 4명의 임기가 끝난다. KCGI 입장에선 주주총회 표 대결구도를 만들어 얻어낼 수 있는 성과가 클 수 있다.

반면 한진은 6명의 등기임원 가운데 이근희 상근감사만 임기가 끝난다. 이사진을 교체하려면 전면적인 표 대결에 나서야 하는데 세가 아직은 충분치 않다.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29% 가량이고 한진은 한진칼(22.19%, 2018년 9월말)을 포함해 35% 정도다. 반면 KCGI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과 한진 지분은 각각 10.81%, 8.03%이고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7.34%,7.41%)을 더해도 결론이 쉽지는 않다.


시장에서 "KCGI가 한진에 대해서는 당장 지배구조를 재편해 달라는 요구보다 일단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사안에 집중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진은 부채비율이 높아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진칼-지배구조' & '한진-재무구조' 재편중심

나이스신용평가가 책정한 한진의 신용등급(무보증 회사채)은 'BBB+'다. 자산형 물류기업의 특성상 유·무형자산에 대한 설비와 지분 투자에 소요된 자금은 많고, 당장 거둬들이는 현금은 적기 때문이다. 관계사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긴 했으나 앞으로 예정된 중장기 투자계획도 상당하다.

때문에 KGCI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익이 나지 않거나,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처분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도 주목할 대목이다. GS홈쇼핑, 케이엘넷,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아이에스이커머스 등 현금화가 쉬운 상장사 지분가치도 700억원(2018년 3분기 기준)에 달한다.

KCGI는 또 택배 부문 자동화 설비투자 확대와 전문경영체계 강화 등을 사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은 요구사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강성부 KGCI 대표가 한진그룹 관련한 사안에 하나하나 답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한진그룹 전반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와 함께 3월 주주총회 의결권 확보 작업에도 조만간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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