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바이오, 올해도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감 'UP'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01.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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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녹십자 등 연초부터 기술수출 성사…JP모건 헬스케어서 추가 계약 기대

진격의 K바이오, 올해도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감 'UP'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은 지난 2015년 1월 미국에서 열린 제3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지속형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당뇨 신약 후보물질 '퀀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와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신약 기술수출만으로도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무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해외 기술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약 기술수출은 해외에 유통채널이 갖춰지지 않는 국내 기업들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올해도 이어지는 신약 기술수출 성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기술수출 성과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기술수출 건수는 총 11건으로 계약 총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작년에는 동아에스티 (67,500원 ▼1,500 -2.17%)의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 천연물의약품 DA-9801이 첫 기술수출 사례였다면 올해는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이 스타트를 끊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일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후보물질조차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음에도 계약 총액이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이른다. 이중 계약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가 유한양행에 우선 지급됐고, 7억7000만달러(약 8600억원)는 개발 단계가 진척될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지급된다.

유한양행은 작년 11월에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결과물로 1조4000억원 규모 폐암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과 2400억원짜리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8일에는 GC녹십자 (111,900원 ▲800 +0.72%)가 중국 캔브리지사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헌터라제는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양사간의 합의에 따라 계약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내수용 의약품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2015년 한미약품 기술수출 이후부터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올해 초에도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기술수술 성과를 내면서 기술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韓기업 ‘기회의 장’=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전 세계 헬스케어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이는 업계 최대행사다.

해당 행사에는 초대장을 받은 기업뿐만 아니라 파이프라인 및 기술 홍보를 위해 수백 개 이상의 제약·바이오 업체와 수천여명의 업계 관계자들 참석한다. 특히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회사간 즉석 미팅이 향후 공동 개발이나 기술 협력 계약으로도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국내 기업이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여 후 신약 공동 개발이나 기술 수출 계약이 체결된 사례도 다수다.

2015년 '잭팟'을 터트린 한미약품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 지속형 인슐린, 지속형 인슐린 콤보) 기술수출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등도 JP모건 컨퍼런스 참가를 원동력으로 성사됐다.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며 "업체 중 파이프라인이 임상 초기단계에 있는 업체들은 기술수출을, 후기단계에 있는 업체들은 마케팅 파트너 혹은 수주 계약체결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미국 제약사들이 점령한 세계 제약시장에서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우리회사도 글로벌 기업과 미팅을 통해 기술수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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