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린 증권·운용사, 기해년 M&A 재시동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9.01.09 04:41
글자크기

하이자산운용 등 내달중 매각 본격화, 이베스트·교보證도 불씨 여전,

몸값 올린 증권·운용사, 기해년 M&A 재시동


기해년을 맞아 증권·자산운용사 M&A(인수·합병)시장도 시동을 걸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올린데다 정부의 사모투자시장 육성 정책에 힘입어 몸값을 끌어올리며 인수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하이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위해 빠르면 다음주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다음달 중순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IM(투자설명서)을 발송하는 제한경쟁입찰을 추진한다.



DGB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M&A에 대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옛 현대선물)을 함께 인수했는데, 지난해 말 하이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에 대해선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DGB금융지주는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상황에 따라 분리 매각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PEF(사모투자펀드)를 중심으로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며 "연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를 고객군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경영권 매각 대상에 오른다. 최대주주인 PEF G&A는 2017년 지분 84.6%를 매각하기 위해 OK저축은행·러시앤캐시 등을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금융당국의 부정적 기류 등으로 본계약 체결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공개 매각을 중단한 상태지만 개별 인수자와 1대 1 협상을 벌이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다.

다른 IB 관계자는 "인수가격을 5000억원 이상 제시하는 쪽과 M&A 여부를 타진한다는 게 최대주주의 기본 방침"이라며 "언제든 해당 가격대를 제시하는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면 M&A가 곧바로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본사 중심의 군살 없는 조직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기자본 4064억원으로 업계 28위 수준이지만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2.3%로 업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보인다. 주력 수익원인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외에 최근 IB와 자기매매 업무를 확대하며 매각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 중이다.

교보증권의 M&A 불씨도 살아있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에 대해 "계속 보유할지, 합작회사 추진이나 지분 매각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678억원, ROE 10.7%로 양호한 성적을 유지하며 인수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추진처럼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책과 맞물려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시기"라며 "다만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양극화 심화 현상을 고려하면 인수 후 확실한 청사진을 갖고 있어야 M&A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