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엔지니어가 비즈니스 마인드가 부족하여 개발된 기술의 활용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는 본인의 기술이 세계 최고이며, 그 기술은 당연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거라 기대한다. 반면 기술을 활용하려는 사업가는 가능한 한 헐값에 기술을 사려고 한다.
해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과학자와 엔지니어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수혈 받은 엔지니어는 본인이 가진 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만들 수 있는 태도와 기법을 배울 수 있다. 대학의 공학도는 물론 기업에 있는 많은 연구소와 공장 현장에 있는 엔지니어, 또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에게 기업가정신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엔지니어가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본인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도록 해야한다.
자연히 엔지니어는 기업가와 협력하는 법도 배워야한다. 엔지니어 스스로 본인이 개발한 기술의 경제적 가치 산정 방법, 상품화 방법, 사업모델 구축 방법, 자금확보 방법, 전략적 제휴 방법 등도 알아야한다. 기술을 헐값에 넘기거나 사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정부의 몫도 있다. 정부는 이공계와 연구인력이 고사 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해당 인력 연구물의 제값 받기인 기술 사업화에는 관심이 적다. 정부의 기술사업화 예산은 전체 연구개발 투자비의 0.72%, 국가 연구개발 투자비의 3.2%인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가 연구 개발에 1억원을 지원하고는 개발된 기술의 상품화, 사업모델 개발, 양산 설비 구축, 마케팅 지원, 해외진출 지원에는 3200원의 푼돈만 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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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부자가 되는 나라야 말로 공정한 나라, 지속성장이 가능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일본의 혼다나 미국의 포드나 벨은 손꼽히는 엔지니어이자 존경받는 기업가였다.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엔지니어가 평생의 열정을 다해 개발한 기술이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아 부자가 되고, 그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우리나라의 혁신은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