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더한 어린이보험…혁신 아이디어에 '불꽃 지원'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8.12.18 08:42
글자크기

[세기의짝꿍}<8>-①한화생명 '드림플러스'..스타트업 생애 전반 돕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

이달초 한화생명이 출시한 어린이보험 '라이프플러스 아이조아'는 증강현실 기능을 접목한 신개념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이에 연동되는 스마트 전동칫솔로 양치질을 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거울처럼' 양치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칫솔질이 제대로 됐는지, 꾸준히 하고 있는지 등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줄 수 있다. 또 양치질 정보가 매일 앱에 축적되면 나중에 최대 5%의 보험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출시 첫날 2500건이 팔릴 정도로 인기다.

이 같은 신개념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은 소규모 스타트업인 '키튼플래닛'과 대기업인 한화생명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키튼플래닛은 대기업 사내 벤처프로그램에서 육성했던 프로젝트가 좋은 평가를 받자 지난해 4월 분사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키튼플래닛과 한화생명의 협업은 한화생명이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드림플러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가들의 꿈 '드림플러스'=한화생명 '드림플러스'는 창업부터 사업 확장, 해외 진출까지 스타트업 생애주기 전 영역에 걸쳐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이다. 핀테크, 블록체인 등 금융분야는 물론 다양한 영역의 스타트업과 자영업자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한다. 업종, 분야, 방식, 규모의 제약도 없다. 스타트업, 대기업 혁신조직, 투자자, 미디어 및 교육기관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협력도 가능하다.

한화생명과 사업을 진행한 키튼플래닛은 드림플러스의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팅(종합적인 창업·보육 전문지원) 프로그램에서 심사를 거쳐 선발된 업체다. 키튼플래닛은 올해 7월부터 6개월간 전문 멘토링, 교육 및 사업성 검토 등을 거쳐 한화그룹 계열사와의 사업연계, 투자연계, 네트워킹 등을 제공받았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과 사업 기회가 열렸고 실제 보험상품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한화생명은 서울 여의도 본사 63 빌딩에 '드림플러스 63'을, 강남 서초사옥에 '드림플러스 강남'을 운영 중이다. 2016년 10월에 개소한 ‘드림플러스 63 핀테크센터’는 국내 최대의 핀테크 육성기관이다. 국내 보험사 중 최초의 핀테크 지원센터이기도 하다. 63빌딩 4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모형식을 통해 연간 2회 입주사를 모집한다. 입주시 기본 6개월간 사무공간과 각종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한화 계열사나 파트너사와의 사업 제휴, 해외 진출,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는 전담 엑셀러레이터 제도를 통해 입주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드림플러스는 현재 4기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4월 문을 연 ‘드림플러스 강남’은 스타트업, 대기업 혁신조직, 투자자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한 공간에서 협력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원한다. 핀테크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드림플러스 63’과 달리 ‘드림플러스 강남’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을 위한 네트워크 허브이자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강남/사진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강남/사진제공=한화생명


◇한화 계열사와 사업연계.. "꿈이 현실로"=키튼플래닛 외에도 한화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실현의 기회를 얻은 스타트업 사례는 많다. 빅데이터 기반의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자일소다’는 ‘드림플러스 63’의 4기 입주사다. 이 스타트업은 주어진 이미지나 음성을 스스로 분류하고 분석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자일소다의 기술은 현재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 보상 프로세스 효율화에 적용된다. 사고 현장에서 보내온 차량 사진만 AI 자동견적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5초도 안 돼 수리비가 산정된다. 기존에는 정비업체가 올린 견적서를 담당 직원이 수기로 일일이 손해 사정해 금액을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졌다.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럭스로보'는 한화생명과 손을 잡았다. 한화생명은 지난 9월 럭스로보와 함께 강원도 영월 소재 중학교를 찾았다. 도서산간 지역의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코딩과 첨단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럭스로보가 개발한 코딩 교구 ‘모디'(MODI)를 아이들 교육에 접목시켰다. 럭스로보는 드림플러스 63의 1기 입주사였다. 최근에는 한화건설과 가정집 사물인터넷(Home IoT)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장인 관련 교육과 강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티스쿨컴퍼니’는 드림플러스 강남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화생명과 협업했다. 한화생명은 온라인 판매채널인 ‘온슈어’의 주력 목표 고객인 30~40대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을 고민하던 중 티스쿨컴퍼니와 손 잡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퇴사학교'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3회에 걸쳐 80명씩 초대한 이벤트는 회차마다 200명 가까이 응모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1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한화 계열사와의 사업연계를 진행 중이거나 협업을 검토 중이다.

한화생명이 출시한 라이프플러스 어린이보험/사진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출시한 라이프플러스 어린이보험/사진제공=한화생명
◇다른 대기업과도 경계 없이 맞잡은 손=대기업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보통 사무실 지원, 사업 연결,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한화 드림플러스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개방형 혁신’을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목표로 한다. 한화 계열사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과 사업을 확장하고, 다른 스타트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한화가 만든 열린 공간에서 기업 간 경계 없이 누구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협력할 수 있다.

실제로 교원, GS숍, 현대자동차, 이랜드 등 같은 유명 기업들이 한화 드림플러스와 공동으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드림플러스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디지털 헬스케어, 컨텐츠 크레에이터, 패션&굿즈,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은 국내 유수 기업들과 경계 없이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한화가 보유한 250여개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3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진출 기회도 열려 있다. 칼라일, 블랙스톤,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을 통해 투자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스타트업으로선 큰 매력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