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머니투데이가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에 보유세 개편안에 따른 세부담 시뮬레이션을 문의한 결과 서울 강남권 아파트 2채 보유자는 세부담이 지금보다 약 1000만~2500만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세부담 증가폭이 더 커진다. 공시가격 20억3200만원인 아크로리버파크 113㎡과 12억5600만원인 잠실 주공5단지 82㎡ 두 채를 소유한 B씨는 보유세가 올해 2271만원에서 내년 4541만원으로 2200만원 가량 늘어난다.
당초 정부안대로 세부담 상한율 300%를 적용했다면 같은 조건에서 A씨는 3010만원, B씨는 4686만원의 보유세를 내야했다. 상한율 하향 조정으로 세부담이 100만원 안팎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 우 팀장은 "최고세율(3.2%)을 고려할때 공시가격 인상분을 고려해도 시행 첫해부터 세부담 상한율이 300%로 급등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정지역 내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세부담 상한율 300%가 그대로 적용돼 세부담 증가분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로리버파크 84㎡, 은마 84㎡, 잠실주공5단지 84㎡ 등 3채(공시가격 41억9398만원)를 보유한 C씨는 보유세가 올해 2742만원에서 내년 5701만원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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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도 당초 계획보다 줄었다. 지금까지 종부세 장기보유세액공제율은 ‘5년 이상’ 20%, ‘10년 이상’ 40%였는데 이번에 '15년 이상'을 추가하고 이 구간 공제율을 50%로 설정했다. 다만 60살 이상에 적용되는 고령자 세액공제(10~30%)와 합쳐 전체 세액공제 한도는 7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보유세 개편안 수정에 따른 세수감소 규모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태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개별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에 2주택자 세부담 상한을 200%로 낮춘데 따른 구체적 세수 감소분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당초 정부안에서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보유세 개편을 통해 내년 27만명의 주택보유자로부터 약 4200억원의 세금을 더 걷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합의된 보유세 개편안이 원안에서 크게 바뀐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주택자 보유세 상한률을 낮춘 것은 갈아타기 실수요를 고려한 것 같다"며 “종부세 최고세율이 예정대로 올랐고, 3주택자 세부담 상한률도 원안대로 유지돼 당초 정부안에서 많이 후퇴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1주택자 세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1주택 장기보유 세액공제 구간 신설은 소득이 많지 않은 고령층을 배려해 종부세의 징벌적 성격을 완화한 합리적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