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이들을 주축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당내에선 “이영자가 우릴 버리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52.5%)를 기록했다. 당 지지율은 40%가 깨졌다.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제·민생 악화와 함께 지난 주말부터 확산한 '혜경궁 김씨'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이 대표는 그동안 언급을 자제하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정조사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조금씩 입장을 내놨다. 이 지사 문제에 대해선 “(검찰조사가 나와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대변인이 공식 입장을 내놨다”고 언급했고, 국정조사 문제와 관련해선 “부당한 국정조사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으로 대해야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이 대표의 이런 움직임을 반긴다. 명확한 메시지를 통해 난관을 뚫고 가길 바라는 의원들이 많다. 어정쩡한 대표의 입장이 오히려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탓이다. 이 지사 관련 문제 등 당에 부담을 주는 현안에 대해 대표가 확실한 입장을 내놓으면 어느 정도 매듭이 지어지고, 당이 특정 논란에 끌려가지 않을 거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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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려하는 의원들도 있다. 이 대표 스타일상 청와대와 각을 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지사 논란이나, 여야 국정조사 합의 등이 청와대 작품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말 한마디가 결국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할말은 하면서 정치를 한 사람”이라며 “지금 현안에 대해서도 본인 소신을 밝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되는 순간 ‘사심이 없는’ 정치인이 됐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대표를 자신의 정치인생 마무리 과정으로 삼은 것처럼 보였다. 당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신뢰했던 배경이다. 그런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는 지금, 당 지지율이 추락하는 지금 이 대표가 할 일은 분명하다. 명확한 메시지가 없으면 결국 사심 가득한 정치인으로 남을 것이다.
이 대표가 곧 내놓을 메시지에 청와대도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여러 관전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대표가 신경써야 할 영역은 민생뿐이란 것이다.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민생을 살릴 수 있는지 이 대표도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 대표가 민생에 방점을 찍고 메시지를 낸다면 ‘이영자’는 물론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