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8.1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해 살인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을 달아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김씨가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22일 정신감정을 위해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전이 처음이었고, 전날(20일) 치료감호소에서 경찰에 신병인계 될 때 또 한 번 취재진을 마주했다. 두 번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거나, '죄송합니다' 이외에는 발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면서 억울하고 과거의 생각들도 났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는 것처럼 생각이 드니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러다보니 피해자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죽이고 같이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동생의 공범 의혹에 대해 "아니다"고 부인해왔지만 이날은 처음으로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동생이 피해자를 잡은 것을) 경찰이 CCTV를 보여주고 나서 뒤늦게 알았다.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는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도 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는 판정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제가 그런 부분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의사가 말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8.1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경찰 관계자는 이날 김씨의 많은 발언에 대해 예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말한 '피해자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실제로 이같은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김씨의 이같은 행동을 '범죄자의 일반적인 행동패턴'이라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언론을 통해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그러다보니 세세히 설명했지만 실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패턴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불리한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유리한 정황에 대해서는 억울했던 것처럼 말한다. 반성한다면서 피해자가 자기를 도발했다고 하고, 왜 얼굴을 찔렀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반적인 반사회적 강력범죄자의 모습으로 보여진다. 남에게 이야기할 때는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라며 "거칠게 호흡을 하는 것 조차도 '과잉증상호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였다. 그는 "사건 초기에는 잔혹성이 크게 비춰지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말하는 것 자체가 더 화를 키운다고 판단이 됐을 것"이라면서 "검찰 조사로 들어가면서 자신이 억울하다고 보이는 부분에 대해 합리화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 방어를 하려는 심리는 범죄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