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소재 한 가정의학과를 찾은 20대 여성의 말이다. 날씬함을 원하는 현대 여성에게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다.
최근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가 출시된 이후부터 단순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만치료제를 이용한 다이어트가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 많은 비만치료제는 펜타민 제제와 벨빅, 삭센다 등이다.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삭센다도 부작용이 없는 게 아니다. 삭센다는 오심과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장애가 발생하며, 불면증과 담석증, 췌장염, 담낭염을 비롯해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쇼크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오심,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은 살이 더 빠질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이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펜타민 장기처방을 위해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오거나, 장기처방을 받기 위해 내과보다 피부클리닉 또는 가정의학과 등을 찾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일부 여성들은 의약품의 주의사항을 듣기도 전에 '장기처방 여부'를 먼저 묻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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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다이어트'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비만치료제는 말그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체질량지수(BMI)를 가지고 있는, 질병으로써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다. 임의로 미용, 다이어트용으로 사용할 경우의 효과나 부작용은 검증되지 않았다. 또 대부분 비만치료제의 경우 장기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을 부추기는 병원들의 자정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과 '날씬함'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 필요한 시점이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