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게 나오길"…시험장 떠나지 못하는 엄마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이해진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2018.11.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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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시간 지나도 정문 앞 지키는 학부모들, "기도하며 기다리겠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고등학교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의 부모들이 고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고등학교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의 부모들이 고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2019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5일 오전 8시10분 입실시간이 지났지만 학부모들은 자녀 걱정에 고사장 앞을 떠나지 못했다.

이날 오전 8시10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담장 밖에 나란히 서서 초조하게 정문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번째 수능을 치르는 딸을 응원하러 전날 제주도에서 올라온 학부모 이모씨(49·여)는 딸이 고사장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 동안 담장 너머를 응시했다.

이씨는 "아이 시험 시작할 때까지 같이 기다리려고 한다"며 "아이가 부담을 느낄까 봐 많은 말은 못하고 아침에 헤어지면서 '잘 할 테니 차분히 보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모양(18·경기여고)의 학부모 정모씨(53·여)는 "오랜 시간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한 아이를 생각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정문이 닫힐 때까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만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도 학부모들이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재수하는 아들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 김모씨(51·여)는 "괜히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걱정되고 불안해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시험이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1교시 시작할 때까지 지켜보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을 떠나지 못하던 학부모 박모씨(49·여)는 "아이가 12년 동안 고생하고 특히 고등학교 3년 동안 얼마나 노력했는지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시험장에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며 "시험이 끝나고 나오면 다리 쭉 펴고 편히 쉬면서 실컷 놀기 바란다"고 말했다.


역시 용산고등학교 앞을 지키던 학부모 조모씨(50·여)는 닫힌 고사장 정문 사진을 기념으로 촬영하며 "아이가 시험 끝나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정문을 걸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며 "오늘은 집에 가서 조용히 기도를 하면서 기다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고사장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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