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못 들어"… 종로 고시원 화재, 또 인재?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최민지 기자 2018.11.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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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건물 노후화, 과거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니야… 작동 여부 확인 중"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수습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수습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3층에서 발화해 2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고시원에서 불이 나 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로 방화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노후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참변을 당했다. 화재 당시 대피했던 고시원 거주자는 "화재 경보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3층짜리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전 6시40분쯤 완전 진화됐다.



서울 종로소방서는 화재 신고 접수 5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총 18명을 구조했다. 이 가운데 부상을 입은 17명을 고려대병원·서울백병원 등으로 이송했다. 1명은 외래 내원이 가능할 정도의 부상만 입었다.

이송된 17명 중 7명은 상태가 위독해 심폐소생시술(CPR)을 받았다. CPR을 받은 환자 중 6명은 사망했다. 임옥룡 종로보건소장은 "부상자, 사망자 수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바뀌면) 언론을 통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고시원에 거주하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특히 3층 거주자 대부분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이 3층 출입구에서 나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화재가 3층 출입구에서 발생했다는 최초 목격자, 신고자의 의견이 있었다"며 "폐쇄회로화면(CCTV) 자료 등 확보해서 정확해게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늦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봤다. 권 서장은 "새벽 시간이라 신고가 늦은 부분 있었다"며 "인명 구조하러 도착했을 때 이미 건물 외부로 불이 뿜어져나올 정도로 화세가 거셌다"고 말했다.

고시원 건물이 낡아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건물은 1983년에 영업승인이 난 건물이다. 권 서장은 "건물이 노후화 됐고 과거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라며 "시설 작동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고시원 2층 거주자인 정모씨(40)는 "오전 5시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뛰어나왔다"며 "경보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다수가 노인 등 나이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화재 원인과 정확한 피해규모를 조사 중이다. 김준영 종로경찰서장은 "수색이 종료됨과 함께 감식반이 진입해서 정밀 감식 중"이라며 "감식이 종료되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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