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화장에 도전할 오늘의 주인공, 화알못1과 화알못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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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당신에게 화장이란?━
<!--end_block-->여기, 화장이라곤 1도 모르는 '화알못' 두 남자가 있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제 손으로 화장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진짜 '화알못'이야. 매일 아침 얼굴에 바르는 거라곤 스킨 하나뿐. 남자가 화장이라니, 아무리 '그루밍'이 트렌드라지만 여전히 남성에겐 낯부끄러운 말이지. 화장품은 무엇을, 어디에서 사야 하는지 모든 게 낯설거고.
아침마다 스킨을 '분무'하고 집을 나선다는 두 화알못.
Q. 당신에게 '화장'이란?
화알못1|죽기 전까진 나와 상관 없는 이야기.
화알못2|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피부에 도움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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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1. 스킨과 크림 바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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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값만 9만원인 것 같은) 이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이동욱의 피부를 갖게 될까.
크림으로 세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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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2. 눈썹칼로 눈썹 잔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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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 높은 만능템, 눈썹칼.
칼날을 눕혀서 평평하게 놓고 조심조심 깎아낼 것.
간단한 눈썹정리만으로도 인상이 훤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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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3. 파운데이션 바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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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피부의 화알못1은 40호, 목보다 얼굴 색이 더 어두운 화알못2은 고민끝에 30호를 구입.
얼굴이 점점 환해진다.
파운데이션 하나 발랐을 뿐인데.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을 모조리 깨부수는 단 하나의 강력한 단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가격. 30㎖에 9만7000원이라니. 아무리 샤넬이라지만 양심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욕심 내기 시작하는 화알못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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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4. 아이브로우로 눈썹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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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로우=눈썹 그리는 연필이라 생각하면 돼.
눈썹 그리기=색칠 놀이.
브러시로 왔다갔다 해주면 끝.
차이 나는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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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5. 립밤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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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옇게 튼 입술은 싫어.
Q. '보이 드 샤넬' 써보니 어때?
화알못1|화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유독 높았던 건 '남자가 무슨 화장이야?!'라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어. '보이 드 샤넬'의 가장 큰 장점은 여기서 빛나. 그냥 내 책상 위에 둬도 변태로 몰릴 걱정은 1도 없는 파운데이션 케이스가 맘에 들었어.
(다른 제품을 안 써본 건 함정이지만) '보이 드 샤넬' 제품 자체는 좋았어. 기존 피부톤과 비교했을 때 색상이 튀지 않아서 보기에 자연스러운 게 좋았고, 얼굴에 발랐을 때 이물감도 운동할 때 바르는 선크림보다도 적었지. 향도 은은하니 좋았어. 무엇보다 비포장도로 같던 내 피부에 아스팔트를 깐 느낌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였지.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냐. '보이 드 샤넬'의 가격이 넘나 창렬하다는 거. 파운데이션 하나에 9만7000원이라니 ㄷㄷㄷ. 가격이 반으로 후려쳐진다면 한번쯤 구매를 고민해 볼 것 같아.
간단한 메이크업을 마치자 꽃받침 포즈가 절로 나오는 화알못2.
쉽게 바를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선크림이랑 크게 다를 게 없구나 하고 마음을 놓았고 막상 바르고 나서도 위화감이 들지 않아 좋았어. 파운데이션을 처음 써보는 탓에 다른 제품과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화떡'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거든.
구매 과정에서도 친절히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도와줘서 또 한시름 놓았어. 30호 제품과 40호 제품을 둘 다 발라봤는데 40호 제품이 피부 톤에는 더 잘 맞았지. 더 화사하게 보이고 싶으면 30호 제품이 나을 거라고 해서 30호를 선택했는데 그 화사함이 어색함으로 가지는 않더라고. 충분히 자연스러워서 만족.
역시나 문제는 비싼 가격이야. 한 통 사 놓으면 10년은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화장품은 그렇게 오래 쓰면 안 된다며? 1년에 몇 번 안 쓸 것 같은데 9만7000원을 투자 한다는 게 쉽지는 않지. 그리고 무엇보다 립밤은 저 가격을 주고 사느니 그냥 약국에서 몇 천원짜리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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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화장, 해보니 어때?━
<!--end_block-->10~15분 만에 파운데이션, 아이브로우, 립밤 제품으로 초간단 메이크업을 마친 두 화알못은 훨씬 화사하고 생기있어 보인다는 주변의 평가에 뿌듯해 하며 "화장,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 말했어. 매일은 힘들더라도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친구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 간단히 메이크업을 하고 나가도 좋을 것 같다고 말이야.
화알못들이 생애 처음 제 손으로 직접 화장을 하면서 느낀 점과 후기들을 정리하면 이래. "간편한 사용법, 가볍고 산뜻한 사용감, 은은한 향, 적절한 가격대 등의 조건을 두루 갖춘 화장품으로 10~15분 이내 간단 메이크업을 통해 깔끔하고 환한 인상을 얻을 수 있다면 화장이란 거, 해 볼 만"
Q. 화장, 해보니 어때?
화알못1|사실 화장을 하기 전 가장 큰 걱정은 '자연스럽지 않으면 어떡하지?'였어. 근데 그 걱정은 쓸 데 없는 걱정이란 걸 화장을 하고 나서야 알았지.
우선 내가 화장을 한 걸 아는 사람들의 반응은 마치 짠 듯이 "얼굴이 깨끗해졌는데?"였어. 내가 화장을 했다는 사실을 못 알아차린 사람들도 있었지.(=30년 넘도록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어머니) 그것만으로도 성공이었어.
사람들이 눈치를 못 챌 정도로 자연스럽고, 알아차린다고 한들 얼굴이 깨끗해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이거 개꿀인 거 아님? 화장을 안 할 이유가 없어진 거지.
근데 화장을 하니까 불편한 것도 있더라. 바로 화장 자체에 들어가는 시간이야. 처음 화장을 할 때 뿐 아니라 땀을 흘리거나 등등 화장이 제대로 있는지 수시로 거울을 확인해야 하고, 수정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을 거 같아.
이쯤에서 결론. 매일 같이 화장을 하는 건 아닌 거 같아. 특별한 날, 가령 실내에서 짧은 시간 동안 하는 이벤트(a.k.a 결혼식, 소개팅)가 있을 때나 다시 파운데이션을 꺼내보지 않을까 싶어.
화장=비포장 도로를 포장하는 것.
아버지뻘 되는 어르신께서 "너 얼굴 좋아졌다"라고 하셔서 사실 "화장을 했어요"라고 하니까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 주위에 있던 친구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어. "화장을 왜 했냐?"라고 묻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고, 다들 "괜찮네?"하는 반응.
무엇보다도 다들 대수롭지 않아 해서 놀랐어. 까르륵, 까르륵 하면서 날 놀려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얼굴이 화사해 보여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건 찬성이야.
그런데 화장을 해보고 나니 여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알겠더라. 마음대로 얼굴에 손도 못 대겠고 땀이 나도 벅벅 세수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얼굴에 갖다 댔을 때 그대로 묻어나는 그 찝찝함. 그래서 앞으로도 화장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
이번 일을 계기로 화장에 대한 거부감은 확실히 줄었어. 주위에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걱정했던 내 편견도 사라졌고.
[머플러(MUFFLER)는 머니투데이가 만든 영상 콘텐츠 채널입니다. '소음기'를 뜻하는 머플러처럼 세상의 시끄러운 소음을 없애고 머플러만의 쉽고 재밌는 영상을 보여주고 들려드리겠습니다. 목에 둘러 추위를 피하는 머플러처럼 2030세대의 바스라진 멘탈을 따뜻하게 채워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