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경제위원장에 "통일하면 日 추월" 권구훈…골드만 출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11.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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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북방 경협 실행적 단계 대비…보수층 설득 의미도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에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위촉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자리는 지난 7월 초대 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위해 사임한 뒤 공석이었다. 북방경제협력위는 한반도 평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권 위원장은 1962년 경남 진주 출신이다. 진주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3대 은행 중 하나인 ABN 암로(AMRO) 은행의 런던지점 선임연구원, 국제통화기금(IMF) 모스크바사무소 상주대표 및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고 2007년부터 골드만삭스에서 활약했다.



정치인 출신에 이어 경제인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에 위촉한 이유에 대해 윤 수석은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북방정책이 활성화되고, 실행적인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투자사에 오래 몸 담은 권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을 갖고 (정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북한 경제에 전문적인 면모 역시 인선 이유로 꼽았다. 권 위원장은 2009년에 통일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독일을 추월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든 적이 있다. 2014년에는 남북이 통일될 경우 GDP가 2040년에 5조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면 북한과의 통일 없이는 같은 기간 GDP가 3조 달러까지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 경협에 부정적인 보수층을 설득하기 위한 취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내세웠던 2014년 당시 새누리당의 유력 당권 주자였던 김무성 의원이 주도한 '통일경제교실'을 통해 통일의 필요성을 설파했었다. 권 위원장은 독일식 흡수통일이 한반도에 적용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중국-홍콩과 같은 경제적 이원화 및 점진적 통합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었다.

윤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고 있다. 외교와 경제가 하나의 전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과 동시에 북방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신북방정책은 북방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해 새로운 기회와 경제 지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기획재정부·외교부·통일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5명의 정부위원 및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관례상 장관급으로 불리지만 업무추진비를 지원받는 것 외에 특별한 예우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인사 규정을 볼 때 권 위원장의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겸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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