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담배 연기 없는 미래'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8.10.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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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제품 연구·개발에 15년간 5조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지난 23일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신제품을 발매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회사 미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있음을 나타낸 말이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여전히 일반 담배 판매량이 훨씬 많지만 아이코스 국내 시판 이후 국내에서 일반 담배 판촉은 전혀 하지 않고 있고, 내년에도 관련 비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불로 태우는 일반 담배의 완전 대체제품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량이 더 높게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결국 이달 필립모리스는 식약처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식약처 연구 분석 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관해서다.

필립모리스는 "타르는 일반 담배 연기에만 적용되는 개념으로, 태우지 않아 연기가 생기지 않는 제품에는 적용할 수 없다"며 실험 설계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거꾸로 신제품 출시 기자회견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감소한다는 효과는 식약처 연구 결과로도 확인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 연구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정부 발표를 인용해 홍보하는 모양새다.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열풍처럼 번져간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를 부추길 필요가 없어 타르 검출을 더 강조했을 수 있다. 흡연 자체를 줄이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표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와 업계의 다른 발표에 소비자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어서다. 식약처는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맞대응할 필요가 있다. 필립모리스 역시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위해하다"는 담배 제조사 자체 연구 결과의 한계를 넘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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