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5개월만에 파업 수순…한국GM, 주총서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 통과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변휘 기자 2018.10.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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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노조 반대로 산은 관계자 주총장에도 못들어가…중노위 조정중지 결정나면 노조 총파업 돌입

한국GM(지엠) 부평공장/사진=머니투데이 DB한국GM(지엠) 부평공장/사진=머니투데이 DB


한국GM이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 법인의 이름은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GM Korea Technical Center)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의 관할 하에 있게 되며, 신형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개발 등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은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GM 측은 "향후 법인등기 등 후속절차를 완료하고 신차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한국GM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 부서를 묶어 생산공장과 별도의 연구개발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 4일 이사회에 이어 이날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의결했다.



◇노조 "구조조정 수순" 주장…총파업 예정=노조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가 구조조정 수순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법인을 분할한 뒤 생산 기능을 축소하고 연구개발 법인만 남겨놓은 채 공장을 폐쇄, 혹은 매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주총 이후 법인 분리 절차가 완료되면 전체 한국GM 노조 조합원 1만여명 중 3000여명이 새 회사로 옮기게 된다.

노조는 이날 주총 장소인 부평 본사의 사장실 입구를 봉쇄하는 등 단체행동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2대 주주(지분 17.02%)인 산업은행 관계자의 주총장 입장을 막으면서 산은 관계자는 주총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산은 관계자는 한국GM 측으로부터 "인근에서 조금 더 기다려달라"는 연락을 받고 대기중이었으나, 이후 "적법한 절차로 주총이 개최됐고 안건이 통과됐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이 19일 인천시 부평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총장인 한국GM 사장실 앞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앉아 있다./사진=한국GM 노조한국GM이 19일 인천시 부평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총장인 한국GM 사장실 앞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앉아 있다./사진=한국GM 노조
한국GM이 19일 인천시 부평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총장인 한국GM 사장실 앞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앉아 있다./사진=한국GM 노조한국GM이 19일 인천시 부평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총장인 한국GM 사장실 앞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앉아 있다./사진=한국GM 노조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15∼16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78%의 동의를 얻었으며, 22일경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중단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파업한다는 방침이다.

◇'비토권' 두고 산은과 법적 다툼 남아=산은은 한국GM이 총자산 10%를 초과해 제3자에게 매각·양도·취득할 때 등 17개 사안에 대해 발휘할 수 있는 비토권이 있다.

당초 산은은 한국GM 주총에 참여해 비토권을 행사할 예정이었지만, 주총 참여 자체가 불발되면서 비토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산은은 소수 주주의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 주주간 계약 목적인 만큼, 추후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내 법인분리 작업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GM은 연구개발 법인 분리가 비토권 행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로써 한국GM은 경영정상화 5개월만에 다시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한국GM은 우리 정부 및 GM 본사와 함께 지난 5월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지으면서 우리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기로 한 상태다.

한국GM은 지난 5월 10일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서 7조7000억원 규모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날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 쉐보레는 한국에서 열심히 사업할 것이며, 고객들이 돌아와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GM은 7434대를 팔아 작년 9월보다 판매량이 17.3% 줄었으며 올해 줄곧 쌍용차에 국내 완성차 3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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