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안전 책임지는 '우먼파워'…"노후선박 해상사고, 기술력으로 막는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8.10.1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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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개편 앞두고 전문성·기술력 강화 총력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해양 산업계가 남자들이 주도하는 업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해보니 섬세한 여성들에게 적합한 부분이 많더라.”

12일 세종시 본사 사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이연승(50)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은 국내 첫 여성 조선공학박사이자 공단 40년 역사상 첫 여성 CEO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선박설계 분야를 공부했다. 남성 중심인 조선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단순히 여성조선공학박사라는 타이틀을 넘어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 대우조선해양 등 민간기업에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대우조선해양 근무 당시 이 이사장이 도입한 설계최적화 시스템을 통해 1만4000TEU급 선박을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중·소형선에서 대형컨테이너선으로 주력 분야을 옮기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이사장은 “ 해양수산분야는 특히 여성 인력이 많지 않은 곳이지만 꼼꼼하고 섬세한 여성 선박설계자로서 장점을 살려 선박설계,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여성들의 지속적인 도전은 사회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우리 연안을 항해하는 어선 등 중소형 선박을 검사하고 연안여객선을 대상으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운항관리를 하며 선박관련 안전기술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전국 18개 지부·출장소와 11개 운항관리센터에서, 10만 여척 선박의 정부대행 안전검사와 101개 항로 170여척의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해상교통안전진단, 해양 대기오염물질 통합관리 등 해양혁신성장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국제협력사업 및 국제해사기구(IMO) 대응업무 등 국제무대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안전기관”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선박을 주로 설계하던 이 이사장이 중소형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박안전기술공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소형 어선의 고속활주 선형에 관한 연구’를 함께 하면서다.


이 이사장은 “중소형선박은 대형선에 비해 안전기술연구에 소외돼 왔고 노하우나 조직, 재정적인 능력 또한 부족하다”며 “선박사고는 중소형 선박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단에서 중소형선박 안전관리 기술개발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공단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추진해 왔다. 조직개편을 통해 이사장 직속으로 신성장센터를 만들어 직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선박검사 능력 고도화를 위해 인천에 국내 최초 선박검사소를 내년에 설립한다.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 목포 등 주요 거점 지역에도 선박검사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해수부가 중점 추진 중인 ‘e내비게이션’ 관련 사업에도 참여하는 것은 물론 중소형 선박용 친환경 엔진 국산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이사장은 “공단의 전문성을 강화해 국민들이 해양에서 안전하게 레저 활동을 즐기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1968년 부산 △울산여고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학사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석사 △독일 베를린공대대학원 교통기계시스템공학 석·박사 △베를린공대 선박해양연구소 연구원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연구소 선임연구원 △대우조선해양 성능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연구부교수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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