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코스피 지수 내 비중이 가장 큰 IT·반도체 섹터는 업황 고점 논란에 휘말리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4.86% 급락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 비중이 큰 반도체 업종은 한동안 하락 주기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시 상승 사이클을 타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급락장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잘 버틴 바이오마저 줄줄이 밀렸다. 코스피에서 셀트리온 (187,500원 ▼1,500 -0.79%)이 5.24% 내렸고, 삼성바이오로직스 (775,000원 ▼6,000 -0.77%)도 4.3%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4.62%)와 신라젠 (4,790원 ▲105 +2.24%)(5.13%), 에이치엘비 (106,500원 ▼4,700 -4.23%)(10.23%)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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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개인 투자자들 덕분에 버텼지만 시장 전체 리스크가 확대돼 제약바이오 마저 하락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더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는 단기바닥권…"저가매수 신중해야"=최근의 하락장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불과 몇 달 전 만해도 하락장에선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던 전문가들도 이제는 고개를 젓고 있다. 향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저평가에 따른 저가 매수 논리도 급락장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저가 매수 매력을 확보했다"면서도 "하지만 외국인 수급 안정이 대외적 금융조건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매수 대응에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단기 바닥을 형성했다고 봤다. 하지만 반등을 이끌어낼 만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외 거시경제와 환율, 수급, 기업실적까지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내수 회복과 함께 경기가 살아나거나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 등 시장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단기 낙폭이 과도해 지수가 더 빠지진 않을 것 같고 바닥권에서 횡보한다면 실적이 좋거나 재료 좋은 종목이 움직이면서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