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벤처, 싱가포르 캐탈리스트 상장 잇단 '노크'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8.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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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츄럴 등 3~4개 중소·벤처 상장 추진...자금조달·해외진출 기회 부각

中企·벤처, 싱가포르 캐탈리스트 상장 잇단 '노크'


싱가포르 2부 주식시장 ‘캐탈리스트’가 국내 중소·벤처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증시에 비해 상장 문턱이 낮고 기업가치(밸류에이션)도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재무구조가 나빠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면 상장이 가능한 데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도 활용할 수 있어 캐탈리스트를 노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5일 벤처캐피탈(VC)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중소기업 웰츄럴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캐탈리스트 상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싱가포르 투자은행인 유오비(UOB)그룹 계열 증권사 UOBKH를 스폰서(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웰츄럴은 캐탈리스트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뿐 아니라 사업영역을 동남아시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고려했지만 가격경쟁 심화와 공장 화재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상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UOBKH는 웰츄럴의 재무구조보다 동남아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웰츄럴 임원은 “싱가포르 스폰서는 현재 재무구조가 아니라 맞춤형 간편식시장의 성장 가능성만 따져서 오히려 놀랐다”며 “상장 시 국내보다 높은 5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웰츄럴 외에도 IT(정보기술)부품업체, 바이오업체 등 3~4곳이 캐탈리스트 상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상장을 추진한 중견 해운사도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캐탈리스트 IPO(기업공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증시는 코스피 격인 메인보드와 코스닥과 코넥스를 합친 형태의 캐탈리스트로 나뉜다. 특히 캐탈리스트는 정해진 상장요건이 없다. 대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서 승인을 받은 민간 스폰서가 자체 검토를 거쳐 상장을 진행한다. 스폰서는 상장주관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상장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담당한다. 상장 후 최소 3년간 준법감시, 시장감시, 공시자료, 연차보고서 작성 등 상장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식이다. 현지 스폰서는 UOB뱅크를 비롯해 지코캐피탈, 노보스캐피탈, RHB증권 등 17개 금융업체뿐이다.

캐탈리스트는 지정자문인제도로 운용되는 국내 코넥스시장과 비슷하지만 상장 및 투자규제가 적고 유동성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상장 및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SGX의 한국 파트너사인 마일스톤벤처스의 서태욱 대표는 “싱가포르는 일본이나 홍콩 등에 비해서도 상장 요건이 유연하면서 최근 한류 효과나 경제협력 분위기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진 상황”이라며 “(상장 이후에는) 싱가포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교류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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