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방해" vs "기념해야"…'쉬었다 말았다' 한글날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10.09 06:20
글자크기
지난해 10월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571돌 한글날 시민 꽃 바치기 조형물. /사진=머니투데이지난해 10월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571돌 한글날 시민 꽃 바치기 조형물. /사진=머니투데이


572돌 한글날을 맞아 공휴일과 쉬지 않는 기념일을 오간 한글날의 과거에 관심이 모인다.

훈민정음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11월4일 처음 기념식이 열렸다. 신민회와 조선어연구회가 식도원이라는 식당에서 성대한 행사를 마련한 게 시초다. 당시에는 '가갸날'로 불리다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1945년 정부 수립 이후 민간을 중심으로 기념돼온 한글날은 1970년 정부가 제정·공포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를 통해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후 정부가 직접 나서 기념일을 챙기면서 한글날의 위상은 높아졌다.



하지만 1990년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로 바뀌었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당시 정부가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한 이유는 10월에 공휴일이 너무 많아 경제발전에 방해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국군의날(10월1일)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한글학회 등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한글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2005년 말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통과돼 다음해부터 한글날은 국경일로 격상됐다.



하지만 국경일 지정 이후에도 한글날이 쉬는 날은 아니었다. 이후 한글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결과 2012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2013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공휴일 재정 이후 6년째에 접어들면서 한글날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높아졌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는 한글날마다 영어로 된 사명 로고를 한글로 바꾸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한글 창제의 이념과 의의를 기념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