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샨다와 분쟁·신작 부진…위메이드 주가 반토막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8.10.0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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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 주가에 반영됐다…지식재산권 분쟁 끝나면 '레벨업' 전망도

편집자주 [코스닥돋보기]기업 생존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가 혁신입니다.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아이디어, 추진력이 고루 겸비돼야 진정한 혁신이 이뤄집니다. 이를 통해 생존코드를 확보한 기업, 그리고 위기에 직면한 기업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투자 판단에 도움을 드리려 합니다.

中샨다와 분쟁·신작 부진…위메이드 주가 반토막


최근 상장 게임업체의 주가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 내놓은 신작이 성공한 업체들은 비교적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작 효과가 없는 업체들은 바닥 없는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파른 성장을 지속해 온 해외시장 여건도 좋지 않다. 게임업체들의 해외매출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온 중국은 판호(유통 허가권)를 막아 한국게임의 문호를 열어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줄이는 '셧다운제'와 아이템 구매 및 거래의 문제를 지적하는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도 업계의 체감온도가 싸늘한 배경이다. 이같은 총체적인 문제점이 실적·주가 등에 고스란히 반영된 종목이 위메이드다.
中샨다와 분쟁·신작 부진…위메이드 주가 반토막

◇주가 반토막…게임주 중 최악=위메이드 주가는 올 4월 한 때 6만원(종가 기준)을 기록했지만 현재 주가는 2만8950원으로 반토막 났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엔터, 컴투스,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웹젠, 게임빌, 조이시티 등 10대 상장 게임사 가운데 최악 주가 흐름이다.

한 때 '효자'였던 중국 사업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위메이드가 내놓은 '미르의 전설2'는 2001년 국내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9월 중국에 진출했다. 무협을 기반으로 한 동양적 색채와 스토리, 탄탄한 밸런싱을 앞세워 동시 접속자 80만명, 누적 회원 2억명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게임 한류의 원조로 꼽힌다.



미르의 전설2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현지 유통을 맡았던 중국 샨다게임즈는 글로벌 게임업체로 부상했다. 문제는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 시리즈 성공 과실을 제대로 따먹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르의 전설 원조 IP(지적 재산권)를 보유한 액토즈소프트와 관계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수익 배분에 문제가 생겼다.

◇샨다게임즈와 계속되는 IP 분쟁=샨다게임즈가 2004년 액토즈소프트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후에는 문제가 더욱 꼬였다. 이들은 각 사의 사업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법정공방까지 이어졌다. 양사의 소송전이 전개된 후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 전설2 중국 로열티 수익을 위메이드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2와 관련한 중국 게임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4월부터 미르의 전설 2·3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전기IP’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미르의 전설 IP권리를 회복시키는 각종 작업을 추진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주가가 오른 것은 전기IP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최근에는 증권가에서도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전기IP 가치의 60%를 목표주가 산정에 반영했는데, 이제는 이를 40%로 낮춘 애널리스트들이 많다"며 "미르의 전설 분쟁이 마무리되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현실화 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작 부진도 심각…믿을 4번타자 부재=미르의 전설 외에 성장사업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주가를 짓누르는 이슈다. 위메이드가 2010년 이후 연도별로 내놓은 게임은 △2013년 윈드러너 △2014년 이카루스 △2016년 여신의키스 △2017년 에어로스트라이크 △2018년 윈드러너Z, 피싱스트라이크 등이다.

꾸준히 신작을 내놨지만 대부분 흥행 성공으로 보기 어렵다. 올 하반기에는 '이카루스M'이라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이 역시 성적이 신통치 않다.

지난 8월 출시된 ‘이카루스M’은 출시 3일 만에 구글 매출 순위 5위를 차지하는 등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두달여만에 50위권으로 밀렸다. 한국게임의 텃밭으로 불리는 중국이 신규게임 유통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게임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업체들이 성장하려면 해외에서 성과를 내야한다"며 "그동안 진출이 용이했던 중국시장 장벽이 높아지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10대 상장 게임업체들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6년 48.8%에서 지난해 45.7%로 하락했고 올해는 40% 초반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中샨다와 분쟁·신작 부진…위메이드 주가 반토막
◇주가 바닥권…자금 여력있다면 저점매수 해볼 만=전반적인 상황은 좋지 않지만 증권가는 현재 위메이드 주가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본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총액은 4800억원 가량이다.

반면 자본총계(6월말)는 3417억원, 유동자산은 2756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9억원이다. 사업부진이 문제라고 해도 보유현금과 수익가치를 감안하면 주가가 현 수준에서 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위메이드 시가총액은 2300억원에 달하는 보유현금과 1000억원 수준의 모바일 영업가치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미르의전설 IP 이슈가 있으나 이 문제가 해결되면 주가가 일시에 레벨업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 위메이드가 갖고 있는 문제가 단기간 해결되기 어렵지만 시간과 자금여력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저가매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주가에서는 배당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위메이드는 최근 2년간 보통주 1주당 6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도 같은 배당이 이뤄진다면 현재 주가 기준 2.1% 가량 시가배당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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