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물러날 수 없는 전쟁… "신 경제 냉전 시작"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09.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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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싸움 우위 자신·강경파가 백악관 득세…
中 시진핑도 위상 약화 우려로 굴복 불가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과 중국간 '신(新) 경제 냉전(Cold War)'이 시작됐고 냉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정·재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8일 중국 항저우서 열린 투자자 연례회의에서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 후에도 20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해결책을 원한다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케빈 루드 전 호주 총리 역시 "21세기 최대 두 강국이 무역전쟁, 투자전쟁, 기술전쟁 등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시작했다"면서 "이들이 어디서 멈출지 불확실하다"고 봤다.

NYT는 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펼치면서 당분간 합의에 이를 여지가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땅을 깊게 판 채 강대국으로 남기 위해 버티기에 돌입했다"면서 "양측이 물러설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미국은 중국보다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물러설 기미가 없다.

미국의 연간 대중 수입금액은 약 5000억 달러인 반면 대중 수출금액은 1300억 달러밖에 안된다. 관세 부과 카드가 중국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실제 양국은 지난 7월에는 각각 500억달러씩 수입품에 관세를 주고 받았지만, 지난 18일 미국이 2000억달러어치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자 중국은 600억달러어치에 보복을 선언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 고위급 사이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에 굴복하면 이는 나약함으로 인식돼 시 주석의 위상이 크게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내부에서 강경파가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고 있는 것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모두 중국을 상대로 강경한 목소리를 낸다. 특히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이 더 크기 전에 중국을 주저앉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성이다.

그나마 무역 온건파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지만 행정부 내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양국은 무역 협상을 갖고 서로 관세 부과를 보류하자고 합의했지만, 두달 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NYT는 이를 통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 목소리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오는 27∼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예정된 무역협상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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