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 공동창업자 에반 슈피겔(오른쪽)과 바비 머피. /AFPBBNews=뉴스1
지난 12일(현지시간) 스냅챗 모회사인 스냅 주가는 장중 8.9달러를 기록하며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날 종가는 소폭 회복한 9.2달러였다. 이미 올해 들어 40% 가까이 떨어진 셈인데, 월가에서는 주가가 1년 내 5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스냅챗에게 불리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스냅챗이 "최고의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한다. 스냅의 경쟁사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및 러시아 선거개입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아무도 페이스북을 믿지 않는다. 트위터는 엉망이다"라며 "스냅챗은 대체 뭘 하고 있나?"라고 일침했다.
슈피겔 CEO의 독선은 최근 '스토리 사태'에서 잘 나타난다. 스냅챗이 최초로 개발한 '스토리'란 내가 공유한 사진과 영상이 24시간 후에 사라지는 기능을 뜻한다. 10대들은 이 기능을 통해 서로의 정보를 비밀스럽게 공유하고 유대를 쌓았다. 인스타그램은 이 기능을 2016년 8월 도입했는데, 4억명에 달하는 일간 사용자를 끌어모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스냅챗은 '스토리'를 숨겼다. 지난해 말 스피겔 CEO는 앱을 새로 디자인했는데, 첫 화면에 지인의 '스토리' 대신 광고가 뜨게 바꿔버렸다. 내부적으로는 일간 사용자 감소를 우려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강행했다. 결국 새로운 인터페이스 공개 후 악평이 쏟아졌고, 올해 2분기 일간 사용자 수는 전 분기 대비 1.6% 줄어든 1억8800만명을 기록하며 창업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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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고위 임원들의 사표 행렬도 이어졌다. 지난 10일 스냅의 '넘버 2'로 불리는 임란 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팀 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톰 콘래드 최고생산책임자(CPO)도 회사를 떠났다. 뉴욕타임스는 "한때 잘나가던 스냅이 이용자 수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고위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슈피겔 CEO는 경영 및 직원 만족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 사항은 없다. 그는 지난달 2일 기업 첫 연례회의에서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았고, 회의는 2분46초만에 끝났다. 스냅챗은 슈피겔과 공동 창업자인 바비 머피가 모든 의결권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