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막차 타자"…삼성 채용설명회에 취준생 수천명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8.09.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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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연세대 등 전국 11개 대학서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채용설명회…DS부문 올해 4500명 이상 뽑을 듯

3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에 마련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스에서 한 학생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3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에 마련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스에서 한 학생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3일 오전 삼성 주요 계열사의 취업상담 부스가 마련된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2층 취업광장. 이른 시간인데도 자기소개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고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부스로 향하는 수백명의 취업준비생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엿보였다.

삼성 대졸 신입사원 공채(3급) 시작을 이틀 앞둔 이곳은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물산 (146,000원 ▼100 -0.07%) 리조트 부문 등의 계열사가 부스를 차리고 취업 상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삼성은 이날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대와 성균관대, 경북대, 충남대 등 전국 11개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지난해 연세대에서만 8개 부스에 250여명이 채용 설명회에 참석한 것을 미뤄볼 때 올해 전국 11개 대학에서 수천명이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0.5%로 치솟은 탓에 부스마다 졸업반부터 기졸업자까지 한꺼번에 몰렸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최근 사표를 내고 취업설명회를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메모리사업부 부스에 앉은 학생들은 입사 선배로부터 트랜지스터와 같은 전공 관련 설명은 물론, 면접 요령까지 듣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현장에 나온 DS부문 담당자들은 대부분 비교적 젊은 연차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됐다.

자신을 공대 졸업반이라고 소개한 이모(27) 씨는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라는 말을 자주 듣다 보니 DS부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며 "매년 삼성이 역대 최대 규모로 뽑는다고 하지만, 올해는 정말 막차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DS부문은 올해 4500명 이상 뽑을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날 부스 대부분은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삼두마차'가 골고루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438,000원 ▼5,500 -1.24%), 삼성전기 (151,100원 ▼2,000 -1.31%)는 등 전자 계열사는 이번 주에 채용설명회를 연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만난 비이공계 출신 취업준비생 일부는 인기학과를 나와도 취업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위 '잘나가는' 학과일수록 무조건 취업이 잘된다는 공식은 이미 옛말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지난달 졸업한 김모(29) 씨는 "삼성전자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 아니냐"고 반문한 다음 "공대 출신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문과는 취업하기가 정말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서 올해 유독 혹독한 취업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은 5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원서를 접수한다. 삼성고시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는 다음달 21일 모든 삼성 계열사가 동시에 치를 예정이다.
3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에 마련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스에서 학생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3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에 마련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스에서 학생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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