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올 상반기(1~6월)에 닛산은 전기차 모델인 신형 리프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가까이 성장했다. 글로벌 전기차 대표업체인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전년 대비 70% 넘는 판매 신장률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면 전기차가 없는 브랜드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시장 점유율 1·2위인 폭스바겐과 토요타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0% 넘게 판매가 줄었다.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 위주로 판매해온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각각 28%, 22% 급감했다.
현지에서 만난 홍정희 현대차 노르웨이 법인장은 이렇게 확신했다.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했다.
노르웨이 정부가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확실해서다. 전기차와 같은 이산화탄소(CO₂) 제로 차량의 경우 버스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고 등록세와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을 대폭 감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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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톨게이트 비용도 공짜다. 여기에 인구가 50만명인 수도 오슬로 시내에 1만곳이 넘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차의 세금은 계속 올리고, 대도시 지역 통행료(톨게이트비)도 최대 73%까지 인상했다.
그러다보니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판매가격 역전도 발생했다. 차값이 31만2600크노네(한화 4156만원)인 현대차의 코나EV는 세금이 없기 때문에 일부 배송료와 수수료 등만 붙어 32만5900크로네(한화 약 4333만원)에 팔린다. 하지만 차량가격이 26만8919크노네(약 3576만원)인 투싼 1.6 CRDi(디젤)는 각종 세금이 더해져 50만5900크노네(약 6725만원)에 최종 판매된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도 이산화탄소 제로 차량이기 때문에 전기차와 동일한 혜택이 주어진다. '전기차 천국'인 노르웨이가 글로벌 수소전기차의 메카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도 '수소전기차 천국'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아쉬운 대목이다. '친환경차의 천국'으로 가속화하고 있는 노르웨이를 언제까지 부러워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