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토종 헤지펀드를 자처하는 플랫폼파트너스운용(이하 플랫폼)이 글로벌 IB(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을 상대로 한 주주행동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12,600원 ▼30 -0.24%)) 이사회에 운용보수를 10분의 1로 낮추고 성과보수를 폐지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플랫폼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맥쿼리자산운용을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펀드가 상장사를 상대로 주총에서 표 대결 경쟁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처음 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맥쿼리가 법인이사로서 맥쿼리인프라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것에 대해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플랫폼이 주주로서 문제제기를 한 것 자체가 의미있고, 9월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에 지더라도 경영진을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주행동주의는 주식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지난달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확정하면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총수일가 '갑질'논란에 휘말린 대한항공에 우려를 표명하며 경영진과 면담을 요청하는 등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내년부터는 국민연금에 이어 공무원연금과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까지 4대 연기금이 모두 스튜어드십 코드에 동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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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가 외국계 헤지펀드처럼 '먹튀'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국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강화된 주주행동주의가 기업과 투자자간 토론 문화를 양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면서도 "좋은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보탬이 돼야지 장기 성장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단기 수익성을 높이려 압박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부실 책임을 추궁하거나 경영투명성 제고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해 주주가치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