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검' 옵션 양매도..7000억 몰린 ETN으로 부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8.2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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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매도 ETN, 손실 위험은 제한적…한투증권 3% 양매도 ETN도 출시도 준비

파생상품 시장의 '양날의 검'으로 불리는 옵션 양매도 전략이 '양매도 ETN(상장지수채권)'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8년 코스피가 횡보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7000억원 가까이 팔려나갔다.

'양날의검' 옵션 양매도..7000억 몰린 ETN으로 부활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TRUE(트루) 코스피 양매도 ETN은 전일대비 0.14% 오른 1만52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408억원이며 하나은행 신탁 등을 통해 약 6900억원이 판매됐다.



옵션 양매도란 콜 옵션과 풋 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옵션매매 전략의 하나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구사한다. 매매한 콜옵션과 풋 옵션의 행사가 안에서 주가가 횡보할 때 수익이 극대화되고 주가가 급등락해 손익분기선을 이탈하면 이론적으로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다.

매달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기에 '절대수익전략'으로 통했던 옵션 양매도는 폭락 장에서 계좌를 박살낸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옵션 양매도로 자금을 굴리던 부티크 대표들이 원금을 날리고 마진 콜(증거금 보전)이 발생해 자살하기도 했다. 2010년 11월11일 '옵션 쇼크' 때도 양매도를 했던 와이즈에셋이 899억원, 토러스투자자문이 49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때문에 파생상품 전문가 사이에서도 옵션 양매도는 '위험한 전략'으로 통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의 양매도 ETN은 위험을 최대한 제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TRUE 양매도 ETN은 매달 옵션만기에 외가격 5%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양매도한다. 현재 옵션 증거금은 7.5%인데 콜옵션과 풋옵션에 각각 7.5%씩 15%의 증거금을 낸다. 85%의 자금은 CD(양도성예금증서)91물에 투자해 이자를 받는다. 옵션은 최대 13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지만 이 상품은 레버리지를 쓰지 않아 손실 위험을 5% 이상의 코스피200 낙폭으로 제한했다. 즉 이번 달 옵션만기일부터 다음달 옵션만기일까지 지수가 15% 하락했다면 10%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양매도 ETN은 매달 지수가 상하 5% 이내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나기에 올해와 같은 횡보장에서 유리하다. 지수가 5% 이내에 머물면 매달 0.4% 전후 수익이 나고 연 5% 수준의 이익을 추구한다. 2018년 들어서는 매달 수익을 냈고 지난 6월에만 지수가 5.4% 하락하면서 0.2% 소폭 손실이 발생했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팀장은 "양매도 ETN은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이 방향성에 베팅하는 상품과는 구분된다"며 "지수가 급등락할 경우 변동성 덕분에 옵션 가격이 올라가면서 변동성 자체도 수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선물옵션 시장에서 개인도 옵션 양매도를 많이 했다. 하지만 기본예탁금 예치, 의무 교육 등 파생상품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양매도 매매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양매도 ETN의 출현으로 증시에서 개인의 옵션양매도 간접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5% 양매도 ETN으로 대박이 난 한국투자증권은 3% 양매도 ETN 출시도 준비 중이다. 3%는 5% 양매도 ETN보다 안정성이 낮지만 옵션 가격이 높아,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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