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160억달러 관세 발효
양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계속 늘어나면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대상에는 의류와 식료품 등 생필품도 포함됐다. 미국이 관세를 발동한다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붙어 중국 수출이 많이 줄어들 수 있지만, 미국도 물가 상승과 무역 부진으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공멸'하게 되는 셈이다.
세계 최대 해운사 AP몰러머스크그룹의 쇠렌 스코우 최고경영자는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세계 연간 교역 성장률이 0.1~0.3% 줄어드는 반면, 미국의 무역은 그보다 10배 이상인 3~4%가 감소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바로 미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화 재개, 11월前 로드맵 마련?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오는 22일부터 차관급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지난 6월 이후 중단됐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로드맵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중순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 전 화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 적자 해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관한 양측의 이견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에서는 시진핑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패권전쟁으로 여기고 강경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열린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미국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방침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무역 전문 변호사인 클레어 리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확실한 승리 선언을 할 때까지 무역전쟁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에 대한 항복 선언은 시 주석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청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은 냉전 상태에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무역전쟁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