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5000만원만"…외국인 사칭 SNS '로맨스 스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8.08.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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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외국인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채는 신종 '로맨스 스캠'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이 수법에 속아 넘어간 울산의 한 여성은 5000만원을 송금해 피해를 입었다.

울산에 사는 주부 A씨(54·여)는 SNS 페이스북을 하던 중 낯선 외국인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스스로를 이라크에 파병된 미국 육군 장성이라고 소개한 외국인과 A씨는 대화를 시작했고 2개월 간 SNS 연락을 주고 받으며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 기간 동안 SNS 메시지만 주고 받았을 뿐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적은 없었다.

외국인 남성은 A씨와 연인이 되자 '군 은퇴자금 39억원을 받으려면 수수료가 필요하다', '이라크에서 나가려면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결혼까지 약속하는 등 서로 사랑한다고 믿었던 A씨는 한 치의 의심 없이 지난달 3차례에 걸쳐 5만달러(5600만원 상당)를 송금했다.

A씨는 지난 8일에도 울산 남구 야음동에 위치한 NH농협 대현지점을 찾아 3만5000달러(3900만원 상당) 송금을 시도했다. A씨 명의는 송금제한에 걸려 있어 자신의 언니 명의를 빌렸다.

이같은 A씨의 모습을 보고 해외송금 사기와 유사하다고 생각해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지점장이 송금을 미룬 뒤 야음지구대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기 사건으로 간주해 A씨를 설득해 송금을 막아 피해를 예방했다.

이후 조사에 나선 경찰의 확인 결과 돈을 요구한 사기범은 실제 지난해 퇴역한 미군을 사칭했으며 해당 미군의 사진을 도용해 A씨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같은 사기가 인터넷 사이트 검색에도 나오는 유명 군인을 사칭해 믿음을 주고 결혼을 빙자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금융사기의 일종인 '로맨스 스캠'이라고 설명했다.

권기훈 야음지구대장은 "로맨스 스캠을 예방하기 위해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해야 한다"며 "SNS 등에 지나친 개인정보 노출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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